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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성형메카…강남 '뷰티 밸리'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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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버스토리] 압구정역~신사역~논현역~강남역 5㎞, 서울 성형외과 71% 밀집
    피부과·체형클리닉도 몰려…의료관광객 30% 급증

    17일 서울 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 앞 대로변 건물은 ‘◇◇성형외과’ ‘××피부과’ 같은 간판으로 뒤덮여 있었다. 건물 입구마다 유명 여자 연예인이나 일반인 여성들의 성형 전후 사진과 함께 ‘당신도 예뻐질 수 있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압구정역 2번 출구에서 강남을지병원 사거리로 뻗은 약 700m 구간 양쪽 대로변에는 성형외과와 피부과가 적게는 1개, 많게는 6개까지 들어선 건물이 줄지어 있었다. 이 지역 성형외과 중 가장 규모가 큰 G성형외과는 4층 건물을 통째로 쓰고 있었다. 이 구간에만 300개가 넘는 성형외과·피부과가 있다는 게 인근 공인중개사들의 설명이다.

    압구정 로데오거리 입구부터 압구정역~신사역~논현역~강남역으로 이어지는 약 5㎞ 구간은 한국의 ‘뷰티 밸리’로 불린다. 피부과와 성형외과, 체형 클리닉, 노화 방지 클리닉 등 이른바 ‘미용’에 특화한 병·의원 수백개가 밀집해 있다. 성형외과의 경우 서울시 전체 가운데 71.7%(292곳)가 이곳에 몰려 있다. ‘압구정동과 신사동에 건물이 새로 지어지면 제일 먼저 들어오는 게 성형외과’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뷰티 밸리는 2000년대 후반 외국인 의료 관광객이 몰리면서 ‘의료 한류 메카’로도 급부상했다.

    이날 기자가 찾은 G성형외과에는 수술이나 상담을 받으러 온 사람이 30여명 대기하고 있었다. 성형수술을 받기 위해 중국 일본 등에서 온 관광객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이 병원에만 현재 외국인 환자가 10여명 입원해 있었다.

    이들 외국인 환자는 피부미용·성형 비용으로 적게는 200만~300만원, 많게는 5000만원씩 쓴다는 게 병원업계의 분석이다. 중국인들은 강남 병원의 수술 비용이 중국보다 2~3배 비싼데도 ‘한국 성형’을 고집한다고 한다. 이런 분위기 속에 지난해 강남을 찾은 외국인 환자는 2만4535명으로 전년에 비해 30% 가까이 늘었다.

    병원들도 외국인 의료 관광객 유치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2000년대 후반부터는 VIP 및 외국인 환자들을 잡기 위해 대형화·고급화 전략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그러나 병원끼리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이다 보니 부작용도 나타난다. 한의원 치과 안과 산부인과 등 성형외과 비전문의들까지 성형 시장에 뛰어들면서 중소 의원 간에 생존을 위한 출혈 경쟁이 심해졌다. 수술비 덤핑이 대표적인 예다. ‘고난도 수술’이라 불리는 양악 수술은 최근 3년 만에 2000만원에서 1000만원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요즘은 불경기까지 겹쳐 폐업 직전인 중소 의원들도 적지 않다. 신사역 인근 J성형외과 관계자는 “최근 중소 성형외과 의원들 사이에서 줄도산 공포감이 생겼다”고 전했다. 뷰티 밸리에서 한 해 동안 문을 닫거나 임대료가 싼 지역으로 옮겨간 의원 수는 2009년 11곳에서 지난해 34곳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과 등 이른바 ‘기본 4과’의 비중이 작다 보니 정작 강남에 거주하는 환자들이 한강을 건너 강북 지역 의원을 찾아 진료를 받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대로변에 빼곡히 들어선 성형외과·피부과 간판 뒷면엔 뷰티 밸리의 불안한 미래도 감춰져 있다.

    하헌형/이지훈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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