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변호사, 마약 했소?" 루시 고 판사 '버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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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막판에 증인 22명 요청
16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 연방북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전자와 애플 간 특허 재판에서 고 판사는 애플 측 변호사에게 “코카인(마약)을 했냐”며 고함을 쳤다. 고 판사가 언성을 높인 까닭은 애플 측의 추가 증인신청 때문이었다. 이날 빌 리 애플 측 변호사는 75쪽에 달하는 서류를 제출하며 22명의 증인을 추가 신청하겠다고 요청했다.
외신에 따르면 고 판사는 “애플 측에 할당된 시간이 네 시간도 남지 않았는데 코카인을 하지 않고서야 이 증인들을 모두 부를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며 “증언할 사람들도 아닌데 이들에 관한 75쪽짜리 서류를 검토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역정을 냈다.
고 판사의 격양된 반응에 리 변호사는 “나는 마약하지 않았다는 걸 약속할 수 있다”고 사무적으로 대답했다. 고 판사는 “서류를 검토했는데 증인 신청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벌금을 물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외신은 재판부와 애플의 말싸움 때문에 재판장 분위기가 급격히 가라앉았다고 전했다.
고 판사가 양사 변호인단에 불편한 기색을 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14일 재판에서 “이 법정 안에서 이뤄지는 그 어떤 변론도 믿지 못하겠다. 실제 서류를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15일 재판에선 “두 회사의 변호인 군단이 너무 많은 서류를 제출해 쌓아 놓은 서류더미에 재판부가 완전히 압도된 상태”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주 증인 심문이 완료되면 오는 21일 양측이 두 시간씩 배심원단을 상대로 최종변론을 하게 된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