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세계 2위 조명업체인 독일 오스람과 국내외에서 진행 중인 LED(발광다이오드) 조명 특허 소송을 모두 취하하기로 합의했다. 또 관련 특허를 서로 공유하고 차세대 LED 기술을 공동개발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독일 지멘스의 자회사인 오스람과 모든 LED 특허소송을 종결하기로 했다고 17일 발표했다. 삼성 관계자는 “그동안 진행된 소송전이 소모적인 데다 합의만이 서로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길이란 판단에서 소송을 끝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양사는 이달 말 LED 특허를 서로 이용하는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을 맺기로 했다. LED 조명 시장에서 협력 범위를 넓히기 위해 차세대 기술을 공동 연구·개발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도 체결할 방침이다.

조남성 삼성전자 LED사업부 부사장은 “향후 다방면에서 오스람과 전략적 협력관계를 유지할 것”이라며 “양사 간의 협력으로 혁신 제품이 많이 나와 LED 산업이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볼프강 데헨 오스람 최고경영자(CEO)는 “삼성전자와 협력관계를 맺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오스람은 다른 LED 제조사와도 크로스 라이선스를 맺는 것이 일관적인 정책”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스람과 세계 5개국에서 특허소송을 벌이고 있는 LG전자는 “오스람이 합리적인 제안을 하면 소송을 취하하고 특허를 공유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LED 조명의 최대 시장인 미국의 무역위원회는 지난달 LG전자가 특허를 침해했다고 예비판결을 내렸으나 판매 금지 대상을 일부 LED 반제품으로만 한정해 LG전자가 실제 받는 피해는 전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