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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나고 중독성 강한 음악에 글로벌 취향의 웃음 코드 적중…문화평론가가 분석한 싸이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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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K팝과 관련된 어느 강연회에서 싸이는 미국 진출이 망설여진다고 밝혔다. 자신은 한국에서 파격, 엽기, 저항, 축제의 아이콘으로 받아들여지지만 문화적 맥락이 전혀 다른 해외에서는 그런 정서적 공감대가 쉽게 형성되지 않을 것이란 분석에서였다.

    1년 후, 싸이는 어쩌다 보니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미국 진출을 ‘당했다’. 기획사에서 기획한 것도, 현지어 음반 발매 등의 전략을 세운 것도 없다. 단지 재미있는 뮤직비디오 한 편을 유튜브에 올렸을 뿐이다.

    싸이는 ‘강남스타일’ 전까지만 해도 가수로서 완만한 하향세를 그리고 있었다. 지난 10여년간 그가 보여준 재미와 에너지 가득한 곡들에 대중은 너무나 익숙해져 있었다.

    그러나 그는 우리에게 다시 한 번 충격을 주었다. 누가 들어도 신나고 귀에 꽂히는 중독성 강한 일렉트로닉 힙합 곡인 ‘강남스타일’은 셔플댄스의 힙합듀오 LMFAO나 ‘파 이스트 무브먼트(Far East Movement)’의 음악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음악적 성취였다. 이 세련된 음악 위에 얹힌 모순과 갈등으로 가득한 가사와 비주얼, 말춤 퍼포먼스에서 우리는 패기 넘치고 불량스런 ‘새’ 시절의 싸이를 다시 만난 것이다.

    해외에서의 반응 또한 이런 싸이의 코믹한 캐릭터에서 나왔다. 그들이 ‘강남’이 가진 사회적 맥락을 알아서 웃은 건 아니다. 익숙하고도 세련된 음악 위에 조나 힐, 세스 로건, 대니 맥브라이드 같은 뚱보, 너드(nerd·멍청이), 루저(looser·패배자) 캐릭터의 미국 코미디 배우들과 다를 바 없어 보이는 아시안 남자가 희한한 말춤을 추며 노래를 부르니 안 웃을 수가 없다.

    또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섹시한 여성들의 집단군무와 요가, 루저의 퀸카를 향한 구애, 노홍철의 섹스어필하는 저질스런 춤사위 등은 미국 코미디 영화에서 애용되는 웃음 코드다. 싸이가 걱정했던 언어적 장벽을 말춤과 코믹한 장치들로 가볍게 넘어선 것이다.

    이처럼 ‘강남스타일’은 딱히 한국적이지 않은 음악과 영미권 특유의 코미디 정서를 자극하며 성공했다. ‘강남스타일’은 우리가 외국 코미디 프로그램의 편집된 영상을 보고 웃듯이 일종의 흥겨운 코미디 콘텐츠로 소비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강남스타일’을 K팝의 미국 진출이라거나 한류열풍으로 일반화하기보다는 글로벌 취향의 코미디와 본토에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 트렌디한 음악을 내놓았다고 평가하는 편이 훨씬 더 정확하다. 이것이 바로 아이돌 위주의 K팝이 보다 다양해져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K팝의 차원에서 볼 때 싸이의 성공은 성과라기보다 가능성이다. 지금까지 해온 것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힌트를 남긴 것이다. 유튜브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세계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새로운 길을 제시했고, 언어적 장벽을 넘어서는 정서적 공감대를 어떻게 이뤄내는지도 보여줬다. 우리 음악 산업은 우연한 기회에 새로운 페이지를 넘기게 된 것이다.

    김교석 < 대중문화평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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