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방동에 사는 주부 김수연 씨(33)는 지난달 초 인천~후쿠오카 왕복 항공권이 17만원이라는 광고를 보고 일본으로 가족여행을 가기로 했다. 남편과 자신 둘이서 40만원 정도면 항공권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항공권을 끊기 위해 해당 항공사 홈페이지에 들어가 절차를 진행해 보니 기본 운임 외에 유류할증료와 공항이용료 등이 추가되면서 총가격은 52만원으로 불어났다. 김씨는 “복잡한 절차를 다시 처음부터 하기가 번거로워서 그냥 해당 항공사를 이용해 후쿠오카를 다녀왔다”며 “처음부터 총가격을 알았다면 다른 항공사를 알아보거나 다른 장소를 생각해봤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다음달부터 항공요금의 기본 운임만을 내세워 광고하는 ‘눈속임 마케팅’이 사라진다.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1일부터 항공사들의 광고와 홈페이지, 오프라인 영업 등에서 항공료 총액운임표시제가 전면 실시된다.

항공사들이 일반적으로 항공권을 판매할 때 제시하는 가격은 기본운임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실제로 내는 금액은 기본운임에 유류할증료 및 국내공항시설이용료가 포함되고, 국제선 이용 시에는 해외공항시설이용료, 관광진흥기금, 빈곤퇴치기금, 전쟁보험료 등까지 붙는다. 특히 유류할증료가 높은 장거리의 경우 최종 지불가격이 기본운임의 배를 넘기도 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부터 인터넷상에서 총액표시제를 도입한 데 이어 다음달 1일부터 광고와 전화영업점 판매에 총액표시제를 실시한다. 제주항공과 진에어 에어부산 등 저비용항공사들은 이달부터 인터넷과 오프라인 판매에는 제도를 도입했으며, 다음달 1일부터는 홈페이지 첫 화면을 포함해 신문, TV 광고에서도 소비자가 실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을 표시하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광고와 오프라인 판매에서 총액운임표시제를 실시하고 있지만, 인터넷의 경우 다른 항공사들보다 한 달 늦은 10월1일부터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대한항공 측은 “노선과 운임체계가 다양해 시스템을 완벽하게 수립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한 달간의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