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의 주역 靑 초청..선수들 `입담' 과시

이명박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는 16일 2012 런던 올림픽에서 선전한 선수와 감독 등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하며 격려했다.

이 대통령은 투혼을 불살라 세계 5위의 성적을 일궈낸 선수들의 노고를 치하했고, 선수들은 국민의 손에 땀을 쥐게 했던 감격의 순간을 생생하게 전했다.

이 대통령은 "여러분이 런던에서 뛰는 동안 생방송을 보기 위해 사실 거의 밤을 새웠다"면서 "다른 일로 밤을 새우면 피곤한데, 올림픽을 보며 밤을 새운 것은 힘이 철철 넘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임기 중) 베이징 올림픽과 이번까지 두 번을 보는데, 두 번 다 13개 금메달 땄다"면서 "여러분이 대한민국을 정말 기쁘게 하고 있다"고 거듭 칭찬했다.

그러면서 "특히 국민의 코끝을 찡하게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지쳐 있는 국민들에게 큰 위로가 됐고, 힘이 됐다"면서 "지금까지 올림픽에 참가한 정신으로 살아간다면 어떤 분야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는 일류 선진국가의 운동선수들이 됐다"면서 "그 뒤에는 많은 협력자가 있다.

코치, 감독과 과학적 스포츠를 위해 뒷받침하는 사람도 있고, 종목별 회장님들이 조바심을 태웠다"고 `숨은 조력자'들의 노력도 치하했다.

이 대통령은 또 "임기 중 여러분을 초청해 만나 뵙게 된 것이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도 큰 기쁨"이라면서 "런던올림픽 동안 스트레스를 해소 하도록 해 줘서 국민 건강에도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거듭 선수단의 노고에 감사를 나타냈다.

◇선수들 `금메달 입담' 과시 = 선수들은 운동 기량만큼이나 뛰어난 개인기를 선보이며 입담을 과시하기도 했다.

양궁의 오진혁 선수는 개그맨 김준현을 닮았다는 사회자의 소개에 `고뤠∼'라는 유행어를 따라하며 "그 분야 최고의 분으로 거론된다는 점이 좋다"고 기뻐했다.

배드민턴의 이용대 선수는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윙크'를 선사했고, 양궁의 기보배 선수는 걸 그룹 소녀시대의 춤을 활쏘기에 접목해 시범을 보여 탄성을 자아냈다.

우리나라에 첫 금메달을 안겨준 사격 진종오 선수는 "아내가 외모도 예쁘지만 멘탈 코치다"라면서 "시합이 안 되거나 심리적으로 흔들릴 때 받아주고 저를 통제시켜 준다"고 공을 돌렸다.

펜싱 김지연 선수는 찌르고 빠지는 기술이 뛰어나 남자 친구와 `밀당'(밀고 당기는 신경전을 이르는 최근 유행어)도 잘할 것 같다고 하자 "남자 친구는 없지만 솔직하게 하는 편"이라고 답했다.

축구 정성룡 골키퍼는 가수 박진영을 닮았다고 하자 말없이 웃음을 보이며 `매력'을 발산했다.

`체조 요정' 손연재 선수는 경기 중 신발이 벗겨졌을 때의 상황을 묻자 "속으로는 정말 당황했었다"면서 "그러나 결선에 가야 하기 때문에 끝까지 집중해서 연기했다"고 절박했던 순간을 전했다.

체조 양학선 선수도 "1차에서도 점수가 잘 나온 편이었는데 2차에서 확신을 갖게 됐고 나도 모르게 팔이 올라갔다"고 금메달을 딴 감격의 순간을 회고했다.

아쉽게 메달권에 진입하지 못한 역도 장미란 선수는 "생각보다 외소하다"는 말에 "감사하다"며 수줍게 미소를 보여 다시 한번 웃음이 터져 나왔다.

수영 박태환 선수는 "귀한 은메달 2개를 목에 걸 수 있어서 좋았다"고 실격 번복 논란의 아쉬움을 달랬다.

◇이 대통령 응원도 화제 = 김 여사가 전한 이 대통령의 경기 응원 뒷얘기도 화제에 올랐다.

김 여사가 "대통령은 (축구 한일전에서) 2:0이 된 이후 눈을 못 뜨고 이대로 끝나게 해 달라고 계속 기도했다"고 공개하자 이 대통령은 "언제 그랬나.

3:0이 되게 해 달라고 했지"라고 해 다시 웃음이 나왔다.

기보배 선수의 화살을 선물 받은 이 대통령은 활 시위를 당기는 자세를 여러 차례 보이기도 했다.

또 사격 김장미 선수가 대표단의 사인이 담긴 패널을, 축구 기성용 선수는 축구공을 선물로 전달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기흥 선수단장을 비롯해 선수 및 지원단, 종목 단체장,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aayy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