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담배회사 PMI(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와 2위 BAT(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가 유독 국내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 들어 경기 불황에도 아시아 등 글로벌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말보로 필립모리스 등을 판매하는 한국필립모리스는 올 2분기 시장점유율이 18.8%로 직전 분기(20.5%)에 비해 1.7%포인트 떨어졌다. 던힐 켄트가 주요 제품인 BAT코리아의 2분기 점유율은 13.9%로 1분기(13.6%)보다 소폭 올랐으나, 여전히 지난해 전체 점유율(14.5%)을 밑돌고 있다.

반면 한국을 제외한 아시아시장에선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두 회사의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PMI는 올 상반기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시장에서 6.4%,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권에서는 34.9% 매출이 증가했다. BAT도 올 상반기 아시아·환태평양 시장에서 15.5% 매출이 증가했다.

두 회사는 한국에서 실적이 부진한 원인으로 주요 제품 가격 인상 영향을 꼽고 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지난 2월, BAT코리아는 지난해 4월 주요제품 가격을 각각 100~200원 올렸다.

제품 가격을 올리지 않은 KT&G는 지난해 59.0%에서 올 1분기 62.1%, 2분기 63.0%로 지속적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KT&G의 올 2분기 순매출(매출에서 세금을 제외한 것)은 6698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7.4% 늘었다. KT&G 관계자는 “최근 선보인 신제품 ‘람보르기니’와 ‘보헴 모히또’ 등이 젊은층의 호응을 얻고 있어 당분간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