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취업자 증가 수가 한 달 만에 40만명 선(전년 동월 대비)을 회복했다. 제조업 취업자 수가 1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서는 등 얼핏 희망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경기와 따로 움직이는 ‘고용 지표의 역설’에 오히려 떨떠름한 표정이다. 양질의 일자리를 찾지 못한 자영업 취업자의 증가폭이 10년 만에 최대치인 20만명에 육박, ‘속빈 강정’에 가깝다는 평가다.

◆고용·경기 지표의 엇박자

16일 통계청의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510만6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47만명(1.3%) 늘었다. 올 들어 매달 40만명을 웃돌던 취업자 증가 수는 지난달 36만5000명으로 숨을 고르더니 다시 예전 수준을 회복했다. 고용률은 6.3%로 0.3%포인트 올랐다. 김연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 비하면 아직 낮은 수준이라 더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통계 결과는 의외란 반응이 많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경기에 후행하는 고용지표의 특성상 올 상반기부터는 취업자 수가 매달 28만~30만명으로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는데 예상이 들어맞지 않고 있다”며 의아해했다.

내수 경기와 밀접한 제조업 취업자가 1년 만에 3만4000명(0.8%) 증가세로 전환했다는 점도 혼란을 더한다. 주로 종사자 500명 이상인 기업의 상용근로자를 중심으로 고용이 늘었다.

◆날씨 때문에 자영업자 급증?

정부는 기저효과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제조업 취업자는 금융위기 회복 조짐을 보인 2010년 7월 23만8000명(전년 동월 대비) 급증했다. 그 여파로 지난해 같은 달 4만명 늘어나는 데 그쳐 지난달 회복세가 부각됐다는 설명이다. 정부의 보육 서비스 확충에 힘입어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0만2000명) 교육서비스업(9만6000명) 등 서비스업 증가 행진도 이어졌다.

하지만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2011년 8월 이후 계속되는 자영업자의 증가세다. 지난달 자영업자는 전년 동월보다 19만6000명(3.5%) 늘어나 2002년 4월(22만명) 이후 최대 증가폭을 나타냈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50대 이상 은퇴자의 경우 취업 선택지가 좁아 어쩔 수 없이 창업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송성헌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지난달은 작년 7월에 비해 비오는 날이 적어 농림어업 취업자가 1만3000명 증가세로 전환했다”며 “농림 분야 절반 이상이 자영업자인 만큼 이번 자영업자 증가의 중요한 배경”이라고 꼽았다. 하지만 자영업자 증가폭이 훨씬 크다는 점에서 ‘날씨 효과’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연령별로는 50대의 취업자 증가폭이 27만5000명(전년 동월 대비)으로 가장 많았다. 60세 이상은 25만1000명이 늘어나는 등 고령층이 고용 증가를 이끌었다. 반면 20대의 경우 취업자가 2만5000명 감소하고 고용률은 0.1%포인트 떨어졌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