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상 후 지속적인 근육통…진단·치료 필요

무더운 날씨 때문에 잠깐만 외출해도 온 몸이 땀으로 범벅이 된다. 샤워를 하거나 수영장을 찾아 더위를 식혀보지만 자칫하면 미끄러운 욕실과 수영장 바닥 때문에 낙상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에 주의가 필요하다.

낙상사고는 흔히 겨울철에 눈길에서 발생하는 사고로 생각하지만 여름에도 생활 속 부주의로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낙상 후 가벼운 외상으로 생각했지만 그 이후 지속적으로 근육통 증상이 있다면 척추압박골절을 의심해봐야 한다. 척추압박골절은 척추뼈가 부러진 것이라기보다는 으스러져 납작하게 눌러앉은 증상을 말한다. 척추가 눌리면서 심한 경우 으스러진 뼈 조각이 신경으로 튀어나와 신경을 누르게 된다.

척추압박골절은 주로 낙상, 추락, 교통사고 또는 운동 중에 많이 발생한다. 야외활동이 많은 20~40대 남성환자가 많은 편이다. 특히 골다공증이 심한 고령 환자들에게도 흔히 볼 수 있는데, 약해진 뼈 때문에 아주 작은 충격에도 뼈가 납작하게 눌릴 수 있다.

척추압박골절은 평상시 누워있을 때는 통증이 별로 없지만 서 있거나 앉아있을 때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문제는 초기 척추압박골절은 단순한 근육통과 같아 많은 사람들이 대수롭지 않게 방치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낙상 후 가벼운 외상이라도 지속적으로 근육통 증상이 있다면 진단이 필요하다. 증상을 방치할 경우 숨쉬기 힘들 정도의 극심한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이동엽 참포도나무병원 원장은 “척추압박골절은 증상을 방치하게 되면 신경손상과 같은 더욱 큰 상황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치료를 해야 한다”며 “먼저 X-ray나 골다공증 검사를 통해 압박골절 여부를 진단받아야 하고, 치료가 필요한 경우 경미한 증상이라면 물리치료나 약물치료, 보조기 착용과 같은 간단한 치료로도 충분하지만, 중증도 이상의 압박골절인 경우 척추체성형술 등의 시술이나 수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척추체성형술은 갈라진 벽면을 시멘트로 보수하는 것처럼, 골절이 일어난 척추 뼈에 인공뼈시멘트를 주입하는 시술이다. 피부절개 없이 국소마취 후 특수주사바늘을 이용해 시술한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여러 부위의 척추 뼈에 동시 시술이 가능하다. 시술시간이 20분 정도로 매우 짧고 부작용도 거의 없다.

여름철 수영장에서의 낙상에 의한 척추압박골절은 평소 주의를 기울이는 것으로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다. 외출할 경우 미끄럽지 않은 신발을 신고 빠른 걸음보다는 보폭을 조금 줄여 걷는 것이 좋다. 또한 욕실에서는 비누 거품이 발에 남지 않게 깨끗이 씻어내면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