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기업 등기임원 800여명 중 여성은 10명 남짓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룹 오너 일가를 제외하면 전문경영인은 전혀 없고 대학교수 출신 등의 사외이사에 불과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 현대차 등 시가총액 상위 100대기업(14일 기준, 일부 지주사 제외)의 등기임원은 총 813명(중복 포함)이었다. 이중 여성은 1.5%인 12명(1명 중복)이었다.

12명 중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현대상선과 현대증권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기 때문에 실제 여성임원 수는 11명에 그쳤다. 이처럼 오너 일가인 이화경 오리온 사장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장녀로 롯데쇼핑 사내이사인 신영자 롯데장학복지재단 이사장 등 3명을 제외하면 8명 뿐이었다. 이 또한 대학교수, 시민사회단체, 기업인 출신의 사외이사가 대부분이었다.

이영혜 디자인하우스 대표이사(LG생활건강), 이춘호 EBS 이사장(KT), 김희경 상명대 교수(삼성SDI), 홍은주 한양사이버대 교수(외환은행), 정월자 소기업소상공인경쟁력강화포럼 회장(강원랜드), 조형 한국여성재단 이사장(OCI), 차은영 이화여대 교수(삼성카드), 전성빈 서강대 교수(LG유플러스) 등이다.

100대 기업에 여성 등기임원이 없는 것은 출산·육아 부담에 따른 경력단절이 주된 원인으로 해석된다. 100대 기업 여직원의 평균 근속연수는 7.4년으로 남자 직원(11.7년)보다 4.3년이 짧았다. 이들 중 여직원의 근속연수가 긴 곳은 7곳에 그쳤다. 삼성전자 여직원의 근속연수는 평균 6년으로 남자(9.3년)보다 3.3년 짧았고, 현대차는 여직원이 12.2년으로 5.6년 짧았다. POSCO는 격차가 10.2년에 달했다.

국민은행의 여직원 근속연수는 평균 10.3년으로 남성보다 8.8년 짧았고 하나은행 8.4년, 우리은행 7.4년, 신한은행 2.9년 각각 격차를 보였다. 여성 직원이 많은 롯데쇼핑은 여직원 근속연수가 평균 8.2년(백화점 기준)으로 남자 직원보다 1.0년 짧았고 웅진코웨이는 여성(4.6년) 근속연수가 남성(4.5년)보다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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