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프랑스와 한국 간 문화 교류의 최대 화두는 K팝을 비롯한 한류다. 프랑스 현지에서는 한류의 근원으로 한식을 꼽는 사람들이 많다.

KOTRA가 지난해 가을 프랑스에 있는 한식당 실태를 조사한 결과 전체 한식당 수는 100곳에 육박했다. 이 중 90여곳이 파리에 있었다. 한식을 찾는 현지인들의 비율도 크게 늘었다. 현지인 비율이 낮게는 30~40%에서 높게는 80% 이상이라고 한다.

프랑스에서 우리의 비빔밥과 불고기가 사랑을 받는 이유는 뭘까. 한식당 운영자들과 프랑스인들에게 물어본 결과 공통된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우선 한식을 웰빙과 직결되는 건강식이라고 인식하는 사람이 많다. 채소 비중이 높은 데다 기름에 튀기지 않아 건강식이라는 이미지를 준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음식을 즐기는 방식과 분위기가 독특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식은 메인 요리는 중앙, 반찬은 주위에 놓고 같이 먹는다는 점에서 이색적이면서도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한다는 것이다.

프랑스인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는 메뉴는 불고기다. 비빔밥이나 돌솥비빔밥도 단골 메뉴다. 어느 정도 한식에 익숙해지면 오징어볶음이나 제육볶음, 육개장과 같은 매운 음식도 거부감 없이 즐기게 된다. 한식의 대표 아이콘인 김치 역시 잘 알려져 있는데 매운 양념과 더불어 씹는 맛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는 반면, 마늘이나 발효로 인한 특유의 풍미를 어색해하는 경우도 있어 아직은 호불호가 갈린다고 봐야 할 것 같다.

반면 상대적으로 잘 찾지 않는 메뉴는 국, 탕, 찌개류다. 뜨겁고 매운 탕이나 국류의 음식을 먹지 않아 익숙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한식 열풍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고 확실하게 뿌리를 내리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 외식에 그치지 않고 프랑스인들이 가정에서 직접 조리할 수 있도록 양질의 식자재 공급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식자재를 활용한 레시피책 배포 등 홍보 활동도 중요하다.

고광욱 < 파리무역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