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매 러시에도…중·장기 자금은 펀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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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밸류포커스·교보인덱스, 수익률 검증된 펀드로 쏠림
글로벌 경기부양 수혜 노린 해외 소비재펀드도 인기
펀드 자금 11일째 유출됐지만 3년 이상 투자자 꾸준히 늘어
글로벌 경기부양 수혜 노린 해외 소비재펀드도 인기
펀드 자금 11일째 유출됐지만 3년 이상 투자자 꾸준히 늘어
최근 증시가 급등하면서 코스피지수가 1950을 돌파하자 또다시 펀드 환매가 일어나고 있다. 손실을 보던 펀드의 수익률이 ‘플러스’로 돌아서거나 코스피지수가 낮을 때 가입한 펀드가 수익을 내자 이익을 실현하려는 투자자가 늘어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꾸준히 돈을 끌어모으는 펀드도 있다. 중·장기 성과가 뛰어난 자산운용사 대표 펀드와 소비재 업종에 투자하는 글로벌 소비재펀드 등은 증시 변동 여부에 큰 신경을 쓰지 않는 중·장기 투자자와 글로벌 경기 부양 효과를 노리는 투자자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장기 성과 좋은 펀드에 돈 몰려
증시가 상승세로 돌아서기 직전인 지난달 23일 이후 국내 주식형 펀드 신규 설정액 이 많은 펀드 중 상당수는 과거 3~5년간 운용 성과가 검증된 운용업계 대표 펀드들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공격적으로 개별 종목에 투자하는 액티브펀드 가운데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14일까지 ‘KB밸류포커스자’(206억원)와 ‘NH-CA아이사랑적립식1’(111억원)의 설정액이 1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연금펀드인 ‘골드만삭스코리아프라임1’(95억원)과 ‘신한BNPP좋은아침희망자1’(94억원), ‘한화코리아레전드1’(85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인덱스펀드(ETF 제외) 중에는 ‘교보악사파워인덱스자1’(261억원)과 ‘한화스마트++1’(155억원)의 설정액이 100억원 이상 늘었다.
KB밸류포커스자와 교보악사파워인덱스는 최근 2년과 3년 수익률(지난 14일 기준)이 각각 37.36%와 33.88%로,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인 7.21%와 22.31%를 크게 앞서는 ‘스타’ 펀드들이다. 자녀를 위해 중·장기적으로 투자하는 게 일반적인 어린이 펀드인 NH-CA아이사랑적립식1도 최근 3년간 27.48%의 수익을 내 성과가 나쁘지 않다.
해외 펀드 설정액 증가 상위권에는 글로벌 소비재펀드들이 대거 포함됐다. ‘미래에셋라이프사이클글로벌그레이트컨슈머자1’과 ‘미래에셋글로벌그레이트컨슈머자1’의 설정액이 각각 83억원과 55억원 증가해 1, 2위에 올랐다.
◆중·장기 펀드 투자는 여전히 유효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주식형 펀드에서 지난달 30일부터 11거래일 연속 자금이 유출됐다. 이 기간에 주식형 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8100억원이다.
펀드 환매 추세는 상당 기간 더 이어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미국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되면서 변동성이 커진 작년 8월부터 이달 14일까지 1년여 동안 코스피지수가 1950~2050 범위에 있을 때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유출된 자금은 4조7737억원에 달했다. 과거 사례로 미뤄볼 때 아직 4조원가량의 자금이 추가로 유출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꿋꿋하게 주식형 펀드로 몰리는 자금은 단기 증시 변동에 상관없이 3년 이상 중·장기적으로 투자하려는 성향이 강하다는 게 증권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상수 신한은행 서초PB센터장은 “펀드는 증시 상승 여부에 상관없이 이뤄지는 중·장기 투자 수요와 단기 수익을 노리는 수요가 뚜렷하게 갈린다”며 “최근 유입되는 자금은 대부분 3년 이상 중·장기 투자용”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장기 투자라 하더라도 투자금을 아무 생각 없이 묻어두기보다 1년에 한 번 리밸런싱(재분배)을 통해 적극적으로 수익률 관리를 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다음달 초 미국과 유럽 등에서 경기부양책이 나올 것을 대비해 선제적으로 투자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 LVMH BMW 등 소비재 업종 내 전 세계 대표 종목에 투자하는 미래에셋글로벌그레이트컨슈머 펀드는 3차 양적완화 등 경기부양책이 시행될 경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