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연재 '50% 가능성'만 보고 투자했죠"
런던올림픽에서 대한민국 국민들은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의 아름다운 연기에 흠뻑 취했다. ‘도마의 신(神)’ 양학선의 세계 최고 난도를 자랑하는 화려한 기술에도 감탄사를 연발했다. 올림픽에 첫 출전한 손연재가 개인종합 5위에 오르고, 양학선이 한국 체조 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한 데는 숨은 조력자의 역할이 컸다. 이들의 매니지먼트를 맡은 ‘IB스포츠(대표이사 심우택)’다.

"손연재 '50% 가능성'만 보고 투자했죠"
◆맞춤형 매니지먼트

IB스포츠가 없었다면 지금 펼쳐지고 있는 손연재의 성공 스토리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IB스포츠가 손연재를 처음 만났을 때 그는 기술적으로나 세계랭킹 면에서 스타가 아니었다. 김영진 IB스포츠 이사는 “당시 손연재의 성공 가능성은 50%에 불과했다”면서도 “올림픽 메달에 대한 의지가 아주 강했고 스타로서 상품성도 뛰어나다고 판단해 50%의 가능성에 투자를 결정했다”고 회상했다.

처음엔 일상적인 매니지먼트 중심으로 이뤄졌다. 심리적 안정을 위해 조수경 조수경스포츠심리연구소장과 정기적으로 심리 상담을 하도록 했다. 부상 위험이 높은 종목 특성상 부상 없이 훈련하고 대회에 출전할 수 있도록 물리치료 전문인 송재형 트레이너가 손연재를 전담하도록 했다. 국민은행 등 스폰서를 유치해 훈련비용을 충당했다. 이 같은 지원에 힘입어 손연재는 런던올림픽에서 당초 목표였던 결선 진출을 넘어선 5위라는 좋은 성적을 냈다.

이제 손연재는 광고 모델료로 봤을 땐 김연아의 70%선까지 쫓아갔다는 게 IB스포츠의 설명이다.

양학선은 이미 세계 정상급 선수일 때 IB스포츠가 후원을 시작했다. 김영진 이사는 “양학선은 본인과 체조협회의 노력으로 이미 99% 완성된 선수였다”며 “강도 높은 심리 트레이닝을 지원하는 등 금메달에 필요한 1%를 채워주는 맞춤형 매니지먼트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손연재 '50% 가능성'만 보고 투자했죠"
◆김연아에서 제2의 손연재까지

IB스포츠가 선수 매니지먼트에서 이 같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김연아의 성공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IB스포츠는 대한빙상연맹의 요청을 받아 김연아와 2007년 4월부터 3년간 매니지먼트 계약을 체결했다.IB스포츠가 매니지먼트를 하는 동안 김연아의 상품성은 50배 이상 급등했다. 계약 당시 2억~3억원 정도였던 김연아 관련 매출은 2010년 100억~150억원까지 늘어났다.

IB스포츠가 매니지먼트하고 있는 선수는 현재 30여명이다. 선수가 대회에 출전해 획득한 상금이나 기업으로부터 받는 후원금의 일부를 대행 수수료로 받거나, 선수들이 출연한 광고 수입의 일정 부분을 대행수수료로 받는다.

IB스포츠는 비인기 종목에서 새로운 유망주를 육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현재 공을 들이고 있는 선수는 모글스키의 최재우(청담고), 여자 테니스의 전남연(중앙여고)이다. 김 이사는 “실패에 따른 리스크가 있지만 비인기종목의 새로운 인재를 발굴하기 위해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