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대규모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KT의 이번 조직개편은 새로운 성장 기회를 확보하고 사업 가치에 대한 인식을 환기시킨다는 차원에서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KT는 전날 유·무선 통신조직을 통합하고, 미디어, 부동산, 위성을 별도 법인으로 분리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유·무선 조직통합은 휴대폰 등 무선상품을 담당하던 '개인고객 부문'과 초고속인터넷 등 유선상품을 관리하던 '홈고객 부문'을 통합한 뒤 '텔레콤&컨버전스(T&C) 부문'과 '커스터머(Customer) 부문'으로 변경했다.

또 KT는 미디어콘텐츠와 위성, 부동산 등 3개 분야를 독립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별도의 전문회사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시장에서 기대했던 네트워크 분리와 지주회사 설립을 만족시키는 내용은 아니었지만, 현 시점에서는 최적의 선택 방안을 내놓았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안재민 키움증권 선임연구원은 "이미 통신시장은 유선과 무선의 구분보다는 유무선 통합 상품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상황"이라며 "실질적인 유무선 사업 부문의 통합을 통해 영업조직의 재편과 상품 경쟁력의 강점을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동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대규모 조직 개편 중에서 시장에서 관심 갖는 부분은 미디어, 부동산, 위성 전문회사 설립 이슈"라며 "이러한 조직분할은 KT그룹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디어컨텐츠 사업의 경우 일부 조직을 분리하고 운영을 대행하면서 수수료를 받는 형태로 IPTV 등 매출은 KT에 그대로 남게된다.

안 선임연구원은 "미디어컨텐츠 전문회사는 미디어산업의 특성상 빠른 의사 결정과 시장 대응이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전문회사로 분리되었을 때 유리한 점이 많다"고 평가했다. 또 이는 가상상품(Virtual Goods) 유통을 통해 글로벌 미디어 유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와도 일맥상통해 가장 기대되는 사업부문이란 분석이다.

김 연구원도 "KT 본사에 포함된 비통신 사업부문을 분사해 비통신 자회사의 성장성을 제고하고, KT 본체의 경우 비통신부문의 이익이 통신부문 이익으로 간주되는 것을 피해 통신요금 인하 관련 리스크를 줄이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따라서 현재 비통신부문의 중요한 성장 축인 미디어 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스카이라이프 또한 직간접적인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분리된 위성 사업의 경우 방송, 통신의 이중 규제를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스카이라이프와 합병 가능성은 낮게 점쳐지고 있다.

최남곤 동양증권 연구원은 "이번 조직개편으로 펀더멘털(기초체력) 또는 수익 전망이 바뀌지는 않는다"면서도 "투자자들의 관심도가 집중되고 책임 경영 등을 통한 효율성 증대, 부동산 가치에 대한 인식 환기라는 측면에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