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신용등급이 대한민국 정부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13일 삼성전자의 신용등급(A0)에 대한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고 발표했다. 우수한 시장 입지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견조한 영업실적을 지속적으로 낼 것이란 전망에서다.

박준홍 S&P 애널리스트는 “대표 스마트폰인 ‘갤럭시’ 시리즈 성공에 힘입어 2009년 약 4%였던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이 올 상반기에는 약 30%로 확대됐다”며 “불확실한 거시경제 여건과 대규모 설비투자에도 불구하고 견고한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 신용등급은 S&P의 이번 전망 상향으로 우리나라 정부(A0, 안정적)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S&P는 “삼성전자의 경우 한국 정부가 스트레스 상황에 놓여도 금융채무를 충분히 이행할 가능성이 높다”며 “정부보다 높은 등급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매출의 80% 이상을 해외시장에서 올리고 있다. 세계적으로 다변화된 매출 기반과 약 25조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은 이번 전망 상향에 긍정적 요인으로 반영됐다. 올해 25조원에 달하는 설비투자(CAPEX)로 인한 부정적 영향도 거의 없을 것으로 분석됐다.

박 애널리스트는 “향후 3~4분기 동안 영업실적이 계속해서 개선될 경우, 그리고 휴대폰 사업에 쏠린 위험을 축소하고 다변화된 수익 구조를 강화할 경우 신용등급은 상향 조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차입금 비율은 0.4배, 총자본 대비 차입금 비율은 11%로 예상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