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7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백범 김구 선생의 손자가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이어 국가로부터 훈장을 받았다. 정부 관계자는 “김양 전 보훈처장(58)이 최근 공무원으로서 직무에 공적이 뚜렷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황조근정훈장을 받았다”며 “대표적인 독립운동가 집안의 3대가 각각 다른 업적으로 국가 훈장을 받는 흔치 않은 기록을 남겼다”고 13일 밝혔다.

김 전 처장의 할아버지 김구 선생은 항일독립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주석 등의 공로로 1962년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받았다. 1949년 공군 창군에 참여한 아버지 김신 장군은 1960년 최초의 F-51 무스탕 조종사가 돼 F-51 10대를 인수하는 데 참여했으며, 6·25전쟁 3년간 전투 조종사로 참전했다. 제6대 공군참모총장과 1971년 교통부 장관, 제9대 국회의원 등을 지낸 그에게는 1953년 금성을지무공훈장,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 등이 수여됐다.

김 전 처장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보훈처장을 지내면서 6·25전쟁 60주년 기념행사와 안중근 의사 순국 100주년 행사, 4·19혁명 50주년 행사 등을 성공적으로 치른 공로를 인정받았다고 정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김 전 처장은 특히 2010년 보훈처장 재임 시절 경술국치 100년을 맞아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위해 아키히토(明仁) 일왕의 방한이 추진됐을 때 이를 저지한 일화는 유명하다. 일본이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 문제에 협조하지 않는 한 일왕의 방한은 절대 안 된다고 주장해 결국 관철시켰다. 연세대를 나온 그는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국제관계학 석사를 받은 뒤 국내외 기업에 몸담으며 프랑스 국영 우주항공방산회사 한국 대표, EBT네트웍스 대표이사 등을 지냈다. 김 전 처장의 아들 용만씨는 공군 중위로 전역한 아버지 뒤를 이어 공군 장교로 복무 중이다.

보훈처는 이날 광복절을 맞아 독립운동에 헌신한 순국선열과 애국지사 198명을 포상한다고 밝혔다. 포상자는 건국훈장 116명과 건국포장 26명, 대통령표창 56명 등으로 이 가운데 여성은 7명이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