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4·11총선 야권단일후보 여론조사 조작 사건과 관련,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를 입건할 지 여부를 빠르면 오는 16일 결정할 예정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13일 오전 서울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먼저 구속했던 이 사건 관계자 3명을 16일 쯤 검찰로 송치할 예정인데 이들을 조사한 내용과 종합해서 이 전 대표에 대한 입건 여부도 그 때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전 대표의 입건 가능성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고 말을 아끼면서 “이 전 대표가 소환조사에 응하면서 인적사항만 말한 뒤 묵비권을 행사해서 재소환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굉장히 낮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 전 대표가 4·11총선 ‘서울 관악을’ 야권단일후보를 두고 ARS여론조사를 실시하기 직전 당 관계자들에게 여론조사 조작을 지시했는지 여부를 수사 중이다. 경찰은 지난 8일 당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여론조사를 조작할 것을 독려한 혐의(업무방해 등))로 통합진보당 대외협력위원장 이모씨 등 3명을 구속했다.

이 전 대표는 당초 출석예정일을 앞당겨 지난 11일 경찰에 자진출석했으나 시종일관 묵비권만 행사했다. 그는 다만 귀가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이 일과 관련해 어떤 법률적 책임도 없다”며 “나를 얽어매려 해도 헛수고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조만간 이 전 대표를 재소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