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정부 규모와 역할 쟁점 부상..라이언 '작은정부론' 주창

한마디로 '무시' 그 자체였다.

'오바마 저격수'로 유명한 폴 라이언(위스콘신) 하원의원이 11일(현지시간)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직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보인 반응에 대해 미 정치 전문지인 '폴리티코'는 "관심을 보이지 않으려는 듯했다"고 전했다.

백악관 출입기자단은 11일 오바마 대통령이 외부행사를 위해 앤드루스 공군기지로 떠나기 전에 '라이언 등장'에 대한 대통령의 논평을 듣기 위해 기다렸다.

백악관 잔디광장인 사우스론에서 헬기를 타려던 대통령을 향해 기자들은 "라이언 지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거나 "대선이 더 치열해지지 않았느냐"는 질문공세를 폈다.

오바마 대통령은 냉담했다.

잇따른 질문들을 아예 무시했고 광장에 있던 다른 사람들에게 간단히 인사만 하고 백악관을 떠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재선캠프 본부가 있는 시카고를 방문했다.

하지만 미국 언론들은 공화당의 '샛별' 라이언 의원의 등장으로 미국 대선의 열기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대통령 선거의 쟁점이 보다 분명해졌다고 평가했다.

핵심 쟁점은 역시 연방정부의 규모와 역할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민주당과 공화당의 철학 차이로 집약되고 있다.

라이언은 '작은 정부론'의 대표주자다.

사회안전망 예산을 삭감하고 메디케이를 전면 재편하고 개인 소득세나 법인세를 인하하자는 혁명적 예산안을 주창한다.

이 모든 것이 오바마 대통령의 철학과는 정반대되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4월 라이언 의원을 겨냥해 "'기회의 땅' 미국의 역사에 대조되는 것"이라고 비난,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라이언 의원의 경쟁자인 조 바이든 부통령은 이날 라이언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축하의 뜻을 전했다고 오바마 캠프측은 전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우탁 특파원 lw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