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간 전부터 같은 팀 변호사들과 함께 연습도 했는데 막상 학생들 앞에 서려니 떨리네요.”

지난 10일 서울대 종학교육연구동에서 만난 김종연 삼성SDI 컴플라이언스팀 수석변호사(사진)는 “몇 주 전부터 같은 팀 동료들과 고민한 끝에 영어 골든벨을 진행하기로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변호사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드레이크대 로스쿨을 거쳐 언스트앤영 회계법인에서 일했으며 2009년 삼성SDI에 해외 변호사(국적에 관계없이 해외에서 변호사 자격을 딴 사람)로 입사했다. 그는 “그동안 봉사활동을 하고 싶어도 기회가 없었는데 삼성에 입사하면서 기회가 많아졌다”며 “2010년부터 봉사활동을 시작해 어르신들께 빵도 구워드리고 올해는 어린이집에서 책장을 만들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가 이번에는 서울대로 향했다. 삼성의 해외 변호사 20명과 함께였다. 삼성봉사단이 지난달 29일부터 오는 17일까지 진행하는 드림캠프에서 영어회화 수업을 맡았다. 올해 처음 열린 이 캠프는 지난 3월 시작된 삼성 드림클래스의 하나로 평소 다양한 교육을 받을 기회가 적은 전라남도 읍·면·도서의 우수학생 300명에게 방학 동안 영어와 수학을 가르쳐주는 행사다.

21명의 변호사로 구성된 이들은 캠프에서 영어 골든벨을 비롯해 영어 노래 배우기, 미국의 학교·직장 문화 소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맡고 있다. 김 변호사는 중학교 1학년 학생 40명을 대상으로 영어 골든벨을 진행했다. 영어 질문을 읽어주고 화면에 올려놓으면 학생들이 답을 맞혔다. 미국의 수도를 묻는 질문, 아폴로호가 발사된 해를 묻는 질문 등 다양한 퀴즈가 나왔다. 골든벨에 참가한 곽예림 양은 “많은 친구들과 어울려 퀴즈를 풀 수 있어 즐거웠다”며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날 골든벨에서는 여수 화양중 1학년에 재학 중인 정혜성 군이 우승했다. 정군은 “패자부활전에서 두 번이나 부활한 뒤 우승을 해서 그런지 더 기쁘다”며 “영어로 나온 문제를 맞히는 것도 흥미로웠고 다른 세상 사람들로만 여겨왔던 변호사 선생님들과 함께해 뜻깊었다”고 말했다.

장인성 삼성사회봉사단 상무는 “상대적으로 교육기회가 적은 도서벽지 중학생들이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며 “앞으로 여름ㆍ겨울 방학마다 드림캠프를 열겠다”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