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리 습격에 의한 사망사고가 발생하자 인천 을왕리해수욕장을 찾는 피서객이 크게 줄었다.

12일 을왕리해수욕장 상인번영회에 따르면 이날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은 1천500명에 불과했다.

사고 소식이 알려지기 전인 지난 10일 1만5천명, 지난 11일 2만명과 비교가 된다.

물론 이날 비가 내려 날씨가 좋지 않았던 탓도 있지만 해파리에 쏘여 숨질 수도 있다는 공포감이 피서객의 발길을 돌리게 한 것으로 보인다.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들은 불안감을 완전히 떨쳐 버리지 못한 표정이었다.

피서객 최모(45ㆍ여)씨는 "해파리 사고 소식은 접했지만 미리 다른 가족과 함께 콘도를 예약한 탓에 이곳에 올 수밖에 없었다"며 "그래도 불안한 마음에 아이들은 해변에서만 놀도록 하고 먼 곳에서 수영하지 않도록 신신당부했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시름에 젖었다.

텐트 대여업자 A(45)씨는 "최근 폭염이 계속돼 이제 장사가 좀 되려나 싶었는데 큰 피해를 보게 생겼다"며 "당국이 안전대책을 마련해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환경을 하루빨리 조성해 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인천시소방본부와 인천해양경찰서는 순찰을 강화하고 해파리 제거작업에 착수, 추가 피해 예방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시소방본부는 인천까지 독성 해파리가 북상한 것으로 보고 을왕리해수욕장뿐 아니라 강화 동막해수욕장ㆍ영흥도 십리포해수욕장 등지에 총 345명을 동원, 해파리 제거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인천해경서는 122구조대 3명을 추가 투입하고 순찰정을 2척에서 4척으로 늘리는 등 순찰을 강화했다.

해파리 주의 경고문도 해수욕장 곳곳에 붙일 예정이다.

소방당국과 해경은 이날 을왕리해수욕장에서 관계기관 회의를 열고 해파리 피해 사고와 관련, 더욱 긴밀한 협력체제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두 기관은 해파리떼가 다수 나타나면 물놀이 인파를 안전하게 대피시키고 해수욕장 입수를 통제할 방침이다.

또 피서객 안전계도 및 순찰 강화, 해파리 출현시 신속제거 등을 위해 공동 협력하기로 했다.

지난 10일 을왕리해수욕장에서는 물놀이하던 A(8)양이 두 다리와 손등에 해파리 독침을 맞아 치료를 받았으나 4시간30분 만에 숨졌다.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tomatoy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