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요정' 손연재, 세계를 홀렸다

6위로 사상 첫 결선 진출…11일 밤 9시30분 결선

‘체조 요정’ 손연재(18·세종고)가 한국 리듬체조 사상 첫 올림픽 결선 진출을 이뤄냈다.

손연재는 1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아레나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리듬체조 개인종합 예선 둘째날 경기에서 후프-볼-곤봉-리본 합계 110.300점으로 전체 6위에 오르며 총 10명이 나갈 수 있는 결선에 진출했다. 한국 선수가 올림픽 역사상 리듬체조 결선에 오른 것은 손연재가 최초다.

손연재는 첫째날 후프 연기(28.075점)와 볼 연기(27.825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종합 4위에 올라 결선 티켓 확보에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곤봉 연기를 펼칠 때 고비가 찾아왔다. 초반 봉을 떨어뜨리는 실수를 범하더니 중반에는 오른발 슈즈가 벗겨지는 돌발 상황이 벌어졌다. 그래도 손연재는 아랑곳하지 않고 침착하게 연기를 마쳤다. 손연재는 곤봉에서 26.350점을 받으며 7위로 내려갔다.

마지막으로 출전한 리본 연기에서 혼신의 연기를 펼쳤다.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 음악에 맞춰 리본 연기를 펼친 손연재는 정열적인 붉은색 유니폼을 입고 아름다운 연기를 이어갔다. 손연재가 리본으로 우아한 선을 그릴 때마다 관중석에서 박수가 터졌다. 관중들의 뜨거운 반응을 반영하듯 리본 연기 점수는 28.050점. 곤봉 연기의 아쉬움을 달래고도 남을 만큼 훌륭한 연기였다. 리본 연기 순위는 전체 5위였다.

손연재는 총점 110.300점으로 24명의 출전선수 가운데 종합 6위를 차지했다. 그는 생애 처음 출전한 올림픽 무대에서 올림픽 결선 진출이라는 자신의 목표를 달성했다. 리듬체조의 불모지에서 나날이 기량이 발전하고 있다는 게 고무적이다. 손연재 이전에 올림픽 리듬체조 종목에서 거둔 최고 성적은 신수지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거둔 종합 12위다.

강력한 우승후보인 러시아의 에브게니아 카나예바는 네 종목 합계 116.000점으로 예선 1위를 차지했다. 카나예바와 손연재의 점수 차이는 5.700점 차이였다. 카나예바의 라이벌인 다리아 드미트리에바(러시아)가 114.525점으로 2위에 올랐다.

손연재가 런던을 홀릴 마지막 결선 무대는 오는 11일 오후 9시30분 막을 올린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