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적극적인 순매수로 국내 증시를 끌어올리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주로 사들이고 있는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들이 앞으로도 시장을 이끌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10일 오후 1시21분 현재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3449억원 매수우위를 기록하며 5일째 사자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날 코스피가 1940선을 돌파한 것도 외국인의 힘이다. 외국인은 전날 1조5000억원 이상을 사들였으며, 지난 7월27일부터는 4조3000억원 이상 코스피 시장에서 순매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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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콤에 따르면 지난 9일 전체 국내 증시 시가총액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32.04%로 지난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국인이 이끄는 장세가 이어지면서 외국인이 사들이고 있는 업종과 종목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외국인은 프로그램과 연계해 시가총액 상위종목 위주로 매수하고 있다. 코스콤에 따르면 지난 7월27일부터 8월9일까지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4조3200억원을 순매수했는데, 이 중에서 대형주에만 4조1300억원을 투자해 외국인 매수세 대부분이 대형주에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 업종에서 1조7200억원 어치를 사들였고, 운수장비(1조1100억원), 화학(4800억원), 금융(3900억원) 업종이 뒤를 이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존에는 외국인이 IT에 집중해서 매수했다면 최근에는 투자 업종에 넓어지고 시장 전반에 대한 매수 관점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것이 전반적인 증시 상승 탄력을 강화시켜주고 있다"고 풀이했다.

그는 "앞으로도 대형주 중심의 시장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 대형주에 대한 관심이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7월27일부터 열흘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로 1조3800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현대차는 3200억원, 기아차는 3000억원, 현대모비스는 2100억원으로 자동차 대형주들이 나란히 그 뒤를 이었다.

그 밖에 LG화학(2000억원)과 S-Oil(1300억원), SK이노베이션(800억원) 등 화학주들이 각각 외국인 순매수 규모 상위 5, 8, 13위를 차지했다.

하나금융지주(1100억원), 신한지주(640억원), 삼성생명(460억원) 등 금융주에 대한 매수세도 나타났다.

이 밖에 삼성중공업은 외국인이 1300억원 순매수하며 순매수 규모 7위에 올랐고, 삼성엔지니어링(1200억원), 삼성전기(1000억원), 포스코(750억원)도 큰 규모로 매수했다.

이처럼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는 종목들은 앞으로도 긍정적인 수급 상황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곽병렬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다음주에는 미국 실물지표, 버냉키-드라기 발언의 후속조치 기대 등이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며 "외국인 수급주도의 장세는 지속될 것이며 이를 통해 국내 증시의 안도랠리는 연장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