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한국 첫선···2000만 원대 소형차 공략

내년 상반기 국내 수입차 시장의 관전 포인트는 '작은 차 전쟁의 승자는 누가 되느냐'다.

BMW 미니와 폭스바겐 골프가 이미 국내 문턱을 지키고 있다. 벤츠의 가장 작은 차인 벤츠 A클래스와 폭스바겐 폴로가 내년에 국내 입성할 예정이다. 이탈리아의 국민 경차 친퀘첸토(500)도 한국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8일 이탈리아 자동차 브랜드 피아트의 한국 진출 시기가 내년 1월로 정해졌다. 크라이슬러코리아가 피아트 브랜드의 공식 수입을 맡는다.

국내에 선보일 모델은 피아트의 대표 차종인 친퀘첸토(500)와 친퀘첸토C, 7인승 프리몬트 등. 친퀘첸토는 이미 수많은 국내 팬들이 기다려왔던 모델이다. 그런데 이 차의 탄생 배경이 재밌다.

친퀘첸토는 '500'을 의미하는 이탈리아어. 1957년 친퀘첸토가 처음 만들어질 당시 배기량과 무게가 숫자 '500'과 관련이 있었기 때문이다. 최초의 친퀘첸토는 500kg 가량의 차체 무게에 약 500cc의 2기통 엔진을 장착했다.

폭스바겐 비틀의 성공을 의식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친퀘첸토는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실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친퀘첸토는 1970년 단종될 때까지 500만 대 이상 팔렸다.

2007년 7월 친퀘첸토는 탄생 50주년에 '부활'을 알리며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했다. 하지만 새로운 '친퀘첸토'는 더이상 '500'이 아니었다. 최근의 친퀘첸토는 69마력, 1.2ℓ 4기통 엔진을 기본으로 최고출력 100마력, 직렬 4기통 1.4ℓ 등 다양한 엔진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에 들어오는 친퀘첸토는 1.4ℓ 멀티에어 엔진이 탑재된다.

친퀘첸토 인기는 곳곳에서 나타난다. 영국의 록밴드 '러시'가 1995년 '500'이란 제목으로 친퀘첸토 헌정곡을 만들었을 정도.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만든 일본의 애니메이션 '루팡3세'에는 친퀘첸토를 모델로 한 차량이 루팡의 차로 등장한다.

픽사가 자동차를 소재로 만든 애니메이션 '카'에서는 1959년식 친퀘첸토가 하나의 캐릭터로 등장하다. 극중 마음이 넉넉하지만 사교적이고, 흥분도 잘 하는 캐릭터다.

지난해 초 미국에 진출한 친퀘첸토의 광고 모델은 미국의 여가수 제니퍼 로페즈가 맡았다. 뮤직비디오 형식으로 광고가 제작돼 친퀘첸토의 귀여움을 부각시켰다. 당시 광고가 인기몰이를 하면서 미국에서는 친퀘첸토가 '제니퍼 로페즈 차'로 통하기도 했다.

국내에 세 번째 입성하는 피아트는 '친퀘첸토'를 앞세워 젊은 층을 우선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국내 인증을 받지는 않았지만 친퀘첸토의 연비는 14,5km/ℓ 정도. 가격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국내 수입차 시장의 분위기에 편승해 2000만 원대의 경쟁력있는 가격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