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수입 모터사이클 판매량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수입 모터사이클 ‘3인방’으로 꼽히는 혼다, BMW, 할리데이비슨이 올 들어 새 모델을 내놓고 판매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레저문화의 저변이 넓어지면서 모터사이클에 관심을 갖는 젊은 소비층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수입 모터사이클 ‘신바람’

8일 한국이륜자동차산업협회(KOMIA)에 따르면 지난해 4123대를 팔았던 일본 혼다는 올 들어 7월까지 3686대를 판매했다. 이번달에 7월 수준(654대)이 팔리면 올 들어 8개월 만에 지난해 판매량을 넘어서게 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혼다는 지난 3월 배기량 500㏄ 이상인 빅스쿠터 ‘인테그라’(1350만원)와 투어링 모터사이클인 ‘NC700X’(1095만원) 등 3종의 신제품을 출시해 신차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신범준 혼다코리아 팀장은 “올 상반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0% 늘어난 3040대를 기록했다”며 “가을 성수기에도 상승세가 이어지면 연말까지 작년보다 45% 이상 늘어난 6000대를 팔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BMW 모토라드, 할리데이비슨 등 프리미엄 업체들도 신바람이 났다. 올 상반기 541대를 판매한 BMW 모토라드는 다음달 빅스쿠터인 ‘C600 스포츠’와 ‘650GT’를 투입할 계획이다. BMW 모토라드 관계자는 “두 모델의 초도물량 380대의 사전계약이 거의 끝났다”고 말했다.

할리데이비슨도 ‘스포스터 아이언 883’(1550만원)과 ‘스포스터 포티에잇’(1890만원) 등이 20~3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올해 상반기 판매량(519대)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7% 늘었다. 할리데이비슨 관계자는 “일반 판매 외에도 지난 3월부터 KT렌탈과 함께 시작한 모터사이클 렌털 사업이 호응을 얻으면서 판매 증가에 도움을 줬다”고 설명했다.

◆국내 업체들도 ‘선전’

국내 모터사이클 제조업체들도 신모델 출시와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선전하고 있다. 대림과 S&T모터스는 올해 상반기 총 3만4646대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상반기 판매량(3만5167대)과 비슷하다. 김태관 S&T모터스 국내영업팀과장은 “자영업자들의 스쿠터 수요가 늘고 있고 적은 비용으로 출퇴근하려는 직장인들의 구매도 이어지고 있다”며 “500㏄ 이상 고배기량의 모터사이클인 코멧 650N 등을 찾는 젊은 고객들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올해 모터사이클 시장 규모가 최대 9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08년 11만대 규모였던 국내시장 규모는 지난해 7만6000대로 3만4000대가량 줄어들었다. 김영호 KOMIA 부회장은 “수입 업체들이 제품을 다양화하면서 많은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며 “국내 업체들도 품질 향상과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꾸준한 판매량을 올리고 있어 연말까지 무난하게 8만대를 넘어 최대 9만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