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안산 ㈜SJM 경비용역 폭력사태를 계기로 전담반을 편성해 전국 18개 경비용역 업체를 일제 점검한다. 김기용 경찰청장은 8일 오전 서울 미근동 경찰청에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안산에서 경비용역 업체로 인해 불상사가 발생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전담반을 편성해 노사분규 현장에 파견된 전국 18개 경비용역 업체를 일제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김 청장은 “용역폭력 문제는 사회적 문제인 만큼 법적으로도 보완할 부분이 있다면 관련 법 개정도 추진하겠다”며 “미리 신고한 경비원을 파견한 것인지 경비업법을 제대로 준수하고 있는지 등 일제 점검을 해 문제가 있다면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이 폭력 사태를 방관했다는 비판에 대해 “경찰이 (폭력적인 노사분규에) 개입할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갖도록 한 것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경찰이 누군가를 비호하거나 방관할 사건은 아니었다”며 경찰과 사측의 유착 의혹은 일축했다.

그는 다만 “우문수 안산 단원경찰서장의 현장 판단력에는 문제가 있었다”며 “이른 새벽에 공장 안에서 폭력 상황이 벌어졌다면 서장이 상황을 파악해서 2차 충돌이 일어났을 때라도 병력을 투입해 제압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시 우 서장이 사측이 고용한 경비용역 업체 직원들과 노조원들의 2차 충돌을 언제 인지했는지 여부에 대해 “2차 충돌이 마무리된 상황에서 서장이 인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때서야 조치를 취하려 했으나 이미 상황이 종료된 것으로 안다”고 답변했다.

그는 “정확한 내용은 노조원들의 진술을 들어봐야 알 수 있는데 노조원들이 경찰 조사에 일체 응하지 않고 있어 용역 관계자들이나 사측을 처벌하려 해도 곤란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100일 이후 중장기 과제로는 아동·여성 상대 성폭력 근절을 꼽으며 “음란물이 범람하는 게 성폭력의 요인인 만큼 음란물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다짐했다.

경찰청은 지난달 27일 경기도 안산 반원공단 내 자동차 부품업체인 SJM 공장에서 사측이 고용한 경비용역 업체 직원들과 노조원들이 충돌한 사건에 미온적으로 대처한 책임을 두고 우문수 경기 안산단원경찰서장 등 당시 지휘부를 상대로 감찰 조사를 진행 중이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