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은 8일 코스피 지수의 저평가 매력이 부각될 수 있는 시점으로 판단했다.

독일이나 미국 등 선진국 증시와 유사한 흐름을 보여오던 코스피가 지난 7월부터 상대적 약세 국면을 면치 못하고 있다. 독일과 미국 증시대비 상대 주가수익비율(P/E) 역시 7월의 상대적 약세로 인해 평균 이하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박중섭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런 현상이 나타난 원인 가운데 하나는 한국의 주식시장은 경기민감업종인 IT, 산업재, 소재의 비중이 높은 반면 미국과 독일은 헬스케어, 통신, 유틸리티 등 경기방어적인 업종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한국보다 높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유럽에 대한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면서 주식시장의 하락압력이 커지는 구간에서 베타가 높은 업종들의 비중이 큰 한국 주식시장이 상대적인 약세를 보였다. 하지만 반대로 유럽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구간에서는 오히려 한국 증시가 더 높은 성과를 기록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박 연구원은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약화되고 아시아 통화의 강세가 나타나면서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 순매수 역시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외국인들의 순매수 행태도 초반 IT와 자동차 업종에만 집중되던 것이 차츰 경기민감업종인 산업재, 소재, 금융업종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8월 ECB통화정책회의에서 기대했던 구체적인 정책대안이 제시되지는 않았지만 드라기 총재의 발언을 통해 새로운 정책의 윤곽이 어느 정도 제시됐다"며 "ECB의 정책 발표나 ESM의 출범 등 아직 확인하고 가야할 사안들이 남아있지만 유럽발 안도랠리는 임계치에 다다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드라기 총재의 힌트’를 통해 붕괴되면서 이미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이같은 위험회피 경향의 완화는 국내 증시로의 외국인 자금 유입과 경기민감업종의 상승을 통해 코스피 추가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