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생산된 '이름만 구형차' 500만원 싸네
직장인 김희윤 씨는 최근 출시된 2013년형 ‘쏘나타 더 브릴리언트’ 대신 2012년형 쏘나타를 계약했다. 구형 2.0 가솔린 CVVL 럭셔리 모델은 2450만원. 신형 스마트 모델보다 15만원 싸다. 그런데 이달 중 구입하면 20만원 현금 할인에 36개월 동안 할부금리 연 3.9%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김씨는 “기존 금리보다 2%포인트 이상 낮아 100만원가량 절약할 수 있다”며 “신형을 보러 왔다가 디자인이나 성능에 큰 차이가 없어 구형을 구입했다”고 말했다.

신차가 쏟아지는 가운데 가격이 저렴한 구형 모델로 눈을 돌리는 ‘알뜰족’이 늘고 있다. 자동차 업체가 이전 모델의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할인혜택을 내놓고 있어서다.

가장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벌이는 곳은 르노삼성차다. 하반기 부분변경 모델 출시를 앞둔 SM3, SM5에 대해 지난달부터 36개월 무이자 할부를 실시하고 있다. 2615만원인 SM5 2.0 LE CVT 모델의 경우 구매시 815만원을 낸 뒤 36개월 동안 매월 50만원씩 내면 된다. 2012년형 SM7, QM5도 50만원 할인해준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신차가 나오면 차값이 오를 것이라는 생각에 미리 차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늘었다”며 “무이자 프로모션 효과로 지난달 내수판매가 25% 늘었다”고 전했다.
올해 생산된 '이름만 구형차' 500만원 싸네
현대·기아차도 현대캐피탈과 36개월 할부기준 연 1%짜리 초저금리 상품을 내놨다. 구형 싼타페와 포르테에 적용된다. 싼타페는 지난 4월 신형이 출시됐고 포르테는 오는 9월 후속모델 K3가 첫선을 보인다. 지난달 부분변경 모델이 나온 쏘렌토R은 종전 모델 구매자에 한해 12개월 동안 연 1.9% 할부금리를 적용한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기존 금리가 5~8%인 것을 감안하면 금리 부담이 절반 이상 줄어드는 셈”이라며 “초기 납입금이 모자라거나 신용등급이 낮아 높은 금리를 이용해야 하는 소비자들이 구형 모델을 선호한다”고 전했다.

한국GM도 신형 스파크 출시를 앞두고 연 1% 초저리 할부를 제공한다. 저리할부 대신 20만원 현금 할인이나 커튼 에어백을 선택할 수도 있다. 쌍용차는 지난 4월 이전 생산한 2011년형 체어맨H를 구입하면 500만원을 지원한다. 과거 쌍용차 출고 고객이나 보유 고객이 재구매하면 70만원, 수입차나 다른 차를 보유하고 있으면 50만원, 법인고객은 30만원을 추가 할인해준다. 중복 할인을 받으면 최고 600만원까지 절약할 수 있다.

수입차 업계도 앞다퉈 프로모션을 강화하고 있다. 혼다코리아는 2012년형 어코드 구매고객에게 내비게이션과 후방카메라를 무상으로 장착해주고 36개월 무이자 할부를 제공한다. 무이자 할부를 택하지 않으면 어코드 3.5모델은 500만원, 2.4모델은 450만원 할인받을 수 있다.

조철 산업연구원 주력산업팀장은 “자동차 내수시장이 침체되면서 업계가 신차 출시뿐만 아니라 기존 모델의 프로모션을 강화하고 있다”며 “경제성을 중시하는 수요자들은 자동차 구매 때 연식 변경 직전이나 여름철 비수기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