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단 = 2012 런던올림픽에서 '멈춘 1초' 오심에 희생된 여자 펜싱 신아람(26·계룡시청)은 "그때는 시간이 그렇게 안갈지 몰랐다"고 말했다.

신아람은 여자 에페 단체전 은메달을 딴 이튿날인 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시내 코리아하우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시의 상황을 설명하고 소감을 밝혔다.

신아람은 지난달 30일 여자 에페 개인전 준결승에서 마지막 1초가 흐르지 않아 브리타 하이데만(독일)의 공격을 세 번 막아내고도 네 번째를 허용해 억울한 패배를 당했다.

FIE는 한국 코치진의 항의를 기각하면서 그 이유 중 하나로 '개인전에서는 선수가 항의해야 한다'는 점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아람은 "1초가 남았을 때 하이데만이 너무 가깝게 붙는다고 느껴 심판을 바라보고 항의를 했다"면서 "심판도 하이데만에게 떨어지라고 했는데 그렇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때 심판이 알트(멈춰)를 선언했어야 한다고 아쉬워한 신아람은 "나도 그때는 시간이 그렇게 안갈지 몰랐다.

1초는 버티리라 생각했다"고 당시 심정을 밝혔다.

신아람은 "하지만 거리를 띄웠다고 해서 그 1초가 지나갔을지는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며 다시 억울한 마음을 추스르지 못하고 울먹였다.

신아람을 지도하는 심재성 코치는 "물론 개인전에서는 선수가 이의제기를 하는 게 맞지만 그러려면 선수가 언어도 되고 룰도 알아야 한다는 얘기"라며 "선수는 경기에만 전념해야 하니 그건 지도자가 책임질 몫이라 생각했고 거칠 수 있는 절차는 다 거쳤다"고 주장했다.

신아람은 단체전 은메달을 따내고 나서도 이상하게 잠을 자지 못했다며 "좋아서 그런것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오심 사건 이후 추진된 특별상과 공동 은메달 등에 관련해서는 "신경쓰지는 않았지만 거부당했다는 기사를 보고 내가 마치 은메달을 꼭 바랐던 것처럼 되는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았다"며 "그래서 직접 할 수밖에 없겠다는 오기가 생겨서 이를 악물고 뛰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료들이 많이 위로와 격려를 해줘서 단체전에서 잘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신아람은 이후 계획에 대해서는 "여기까지 오면서 너무 힘들어서 두 번은 못하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아직은 더 높은곳을 향해야 할지, 올림픽 메달에 만족해야 할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생각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신아람과 정효정(28·부산시청), 최인정(22·계룡시청), 최은숙(26·광주 서구청) 등 대표 선수들은 입을 모아 "다 같이 따낸 메달이라 더욱 기쁘다"고 환히 웃었다.

(런던=연합뉴스) sncwo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