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한일월드컵에 거미손 이운재가 있었다면 2012년 런던올림픽엔 이범영(23·부산)이 있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남자축구 대표팀은 4일 오후(현지시간) 영국 웨일스 카디프시티 밀레니엄 경기장에서 열린 영국과의 8강전에서 피말리는 승부차기 접전 끝에 5-4로 이기며 사상 첫 올림픽 4강전 진출 쾌거를 달성했다.

이날 선발 출전한 정성룡의 어깨부상으로 후반전에 교체 투입된 이범영은 승부차기에서 영국의 4번 키커까지 골을 내줬지만 5번 키커인 다니엘 스터리지의 슈팅을 왼쪽으로 몸을 날려 막아냈다. 이후 한국의 마지막 키커로 나선 기성용이 영국 골대 왼쪽 구석에 강하게 볼을 꽂아 넣으며 승리의 축포를 쏘아올렸다.

이범영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상대 선수의 움직임을 보고 직감적으로 몸을 던졌는데 제대로 막았다"며 "승부차기는 지금까지 통틀어 세 번 정도밖에 지지 않았던 것 같다. 승부차기만큼은 자신이 있어서 즐기면서 뛰었다"고 말했다.

이범영은 194cm의 장신이며 2007년 부산아이파크에 입단해 현재 골키퍼로 활약하고 있다. 동생 이범수도 전북 현대모터스에서 골키퍼로 뛰고 있다.

이범영은 자신의 미니홈피 프로필에 "부산수문장. 실점은 곧 나에게 죄다. 그 팀의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며 팀을 리더하고 최종수비를 하며 공격의 선봉이 되는 중요한 위치이다"라는 글을 올려 골키퍼로서의 면모를 과감없이 드러냈다.

그의 미니홈피를 방문한 누리꾼들은 "다음 경기에서도 멋진 선방을 기대합니다" "2002년 이운재 선수보다 더 멋진 방어였어요. 정말 뭉클했습니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경닷컴 김소정 기자 sojung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