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8강전에서 골키퍼 정성룡(수원)과 이범영(부산)이 맹활약해 영국을 꺾고 4강 진출의 밑거름이 됐다.

정성룡은 4일 오후 영국 웨일스 카디프의 밀레니엄 경기장에서 열린 개최국 영국과의 런던올림픽 8강전에서 1-1로 팽팽하던 전반 40분 에런 램지(아스널)의 페널티킥을 몸을 날려 막아내 추가 실점을 막았다.

홍명보 감독이 고심 끝에 와일드카드로 선택한 정성룡은 이날 전반 36분 오재석(강원)의 핸드볼 반칙으로 내준 첫 번째 페널티킥에서 램지에게 실점했다. 램지의 슈팅 방향을 거꾸로 읽은 것.

두 번째 페널티킥 상황에서 램지가 또다시 키커로 나서자 치열한 신경전 끝에 골대 오른쪽으로 몸을 날렸다. 첫 번째 페널티킥을 왼쪽으로 찼던 램지는 이번에는 반대쪽을 선택했고, 정성룡은 미리 예상한대로 날아온 볼을 막아내 팀을 패배 위기에서 구해냈다.

하지만 정성룡은 후반 9분 프리킥 세트피스 상황에서 상대 선수와 부딪히면서 어깨를 다쳤고, 후반 17분 통증을 참지 못하고 이범영과 교체됐다. 그라운드에 투입된 이범영은 연장전까지 무실점으로 막아내고 피를 말리는 승부차기에 들어갔다.

이범영은 주눅들지 않고 승부차기를 준비했다. 승부차기만큼은 누구보다 자신이 있어서다. 이범영은 4명의 영국 키커에게 골을 내줬지만 마지막 키커인 대니얼 스터리지(첼시)의 슈팅을 골대 왼쪽으로 몸을 던져 막아내 승리의 기반을 닦았다.

결국 골키퍼 두 명이 상대의 결정적 득점 기회를 무산시키면서 한국은 사상 첫 올림픽 4강 진출의 드라마를 완성할 수 있었다.

승부차기 승리의 주역인 이범영은 "그라운드가 미끄러워 적응에 어려웠는데 금방 익숙해졌다" 며 "상대 선수의 움직임을 보고 직감적으로 몸을 던졌는데 제대로 막았다"고 기뻐했다.

그는 "승부차기는 지금까지 통틀어 세 번 정도밖에 지지 않았던 것 같다" 며 "승부차기만큼은 자신이 있어서 즐기면서 뛰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뉴스팀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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