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장애 치료 가능성 높인 연구 결과

다운 증후군과 취약 X염색체 증후군이 같은 분자적 기작에 의해 지적 장애를 일으킨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규명됐다. 지적 장애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높인 연구 결과라 주목된다.

UNIST(울산과기대)는 민경태 나노생명화학공학부 교수의 이 같은 연구 결과가 분자생물학 분야 해외 권위지 <엠보 저널(The EMBO Journal)> 3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고 밝혔다. 이 논문은 연구의 중요성을 인정받아 <엠보 저널> ‘이달의 가장 주목받는 논문’ 으로도 선정돼 전세계 미디어에 발표되는 영예도 안았다.

민 교수팀의 연구는 지적 장애의 대표적 질병인 다운 증후군과 취약 X염색체 증후군의 치료 가능성을 열었다.

다운 증후군은 염색체 21번이 정상인보다 하나 더 많을 때 나타나며, 취약 X염색체 증후군은 한 개 유전자의 기능 손실에 의해 발생한다. 다운 증후군은 신생아 700명 중 1명 꼴, 취약 X염색체 증후군은 신생아 2000명 중 1명 꼴로 나타난다. 특히 다운 증후군은 산모가 35세 이상일 때 발병 빈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진다.

연구팀은 여러 모델 시스템을 통해 이 질병들이 두뇌에서 공동의 분자적, 생화학적 경로를 공유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간에는 정신 지체 질병이 환경적, 유전적 요인에 의해 나타나며 두뇌의 정상적 신경회로 작동을 저해한다고 여겨졌다. 그러나 이러한 지적 장애 요인이 신경회로의 작동과 지능, 인식의 장애를 어떻게 초래하는지에 대한 분자세포학적 이해는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때문에 이번 연구 결과는 지적 장애와 정신 지체 발병 원리를 명확히 규명해 치료법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의미가 있다.

연구를 주도한 민경태 교수는 “현재까지는 지적 장애가 회복될 수 없는 정신질환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지적 장애의 분자세포학적 기작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치료법이 개발될 수 있을 것” 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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