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 신제품·신기술] SK, 차량용 고급 윤활기유 독자 개발…"기술로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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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R&D에 2조 투자
SK그룹은 유럽 재정위기와 중국 경기 둔화 조짐 등 세계적 경제침체를 기술력으로 극복하고 있다. SK그룹은 창립 이후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금액을 한 번도 줄인 적이 없다. 1970년대 원유파동,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거치면서 다른 예산은 줄였지만 오히려 R&D 투자는 공격적으로 늘려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평소 “기술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성장에 한계가 있다”며 “움츠러들기보다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한발자국 더 내디뎌야 한다”고 선진 기술력 확보를 향한 ‘정공법’을 강조해왔다. 2008년 처음으로 1조원이 넘는 돈(1조1000억원)을 R&D에 투자한 SK그룹은 올해는 2조원을 쏟아부을 계획이다.
○SK루브리컨츠, 고급기유 로 성장
정유업계의 불황 속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가는 SK루브리컨츠가 대표적이다. SK루브리컨츠는 2009년 10월 윤활기유·윤활유 사업을 전담하는 독립회사로 분사한 뒤 매분기 사상 최대의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100% 지분을 보유한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2조7091억원, 영업이익 5077억원을 올렸다. SK이노베이션 전체 매출 규모의 4%, 영업이익의 17.9%를 차지하는 알짜 기업으로 부상했다.
SK루브리컨츠가 이런 실적을 거둔 바탕에는 1995년 개발한 고급기유 ‘유베이스(YUBASE)’의 역할이 컸다.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연비 개선에 무관심했던 1995년 SK루브리컨츠는 이전까지 존재하지 않던 고급 윤활기유를 독자기술로 개발, ‘유베이스’라는 브랜드명을 달았다.
이후 세계 자동차 시장의 수요가 커지고 연비절감·고효율의 윤활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고급 윤활유의 주원료가 되는 고급 윤활기유에 대한 수요도 자연스럽게 늘었다. SK루브리컨츠는 현재 전세계 50여개국에 ‘유베이스’를 수출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세계 고급 윤활기유 시장점유율은 50%를 넘었고 품질 고급화와 고성능화에 따라 매년 15% 이상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SK하이닉스, 기술제휴로 경쟁력 강화
SK하이닉스는 반도체 관련 첨단 기술을 보유한 해외 업체와의 R&D 관련 기술 제휴와 인수합병(M&A)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하이닉스에 신설된 ‘미래전략실’이 미래경영과 중장기 경쟁력 강화 전략을 전담한다.
SK하이닉스는 지난 6월 이탈리아 낸드플래시 개발업체 아이디어플래시(Ideaflash S.r.l)를 인수해 유럽 기술센터로 전환시켰다. 이를 통해 SK하이닉스는 미국과 일본 대만 외에도 북미 아시아 유럽 3개 대륙에 4개의 글로벌 R&D거점을 확보하게 됐다. 또 낸드플래시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가진 미국의 LAMD사를 인수했고, IBM과 차세대 반도체 공동개발을 위한 계약을 체결하며 장기적인 흑자경영을 위한 초석을 다지고 있다.
○SK이노베이션·SK텔레콤도 기술 기반
2005년 닻을 올린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사업도 기술이 중심이다. 경쟁사보다 시작은 늦었지만 소재 분야 기술력을 바탕으로 격차를 빠르게 줄여가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11일 기아자동차와 ‘전기차 보급 및 개발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기아차는 전기차 개발·생산을 맡고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개발과 생산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선두업체로 도약하고 있는 기아차와의 협력을 통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선점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은 R&D의 초점을 롱텀에볼루션(LTE) 관련 기술 개발에 맞추고 있다. SK텔레콤은 2011년 LTE 서비스 개시와 함께 세계 최초로 선보인 LTE 네트워크 기술이 포함된 PETA 솔루션(Premiun Quality,Excellent Speed,Total Stability, Advanced Technology)을 적용하는 기술 전략을 통해 국내 최고의 독보적인 ‘프리미엄 통화품질’을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를 기반으로 SK텔레콤은 지난 5월 세계적 장비 업체인 노키아지멘스와 손잡고 LTE 및 3G 통신망의 과부하를 방지하는 특화 기술(Smart Push)을 해외에 수출하기로 했다. 이번 사업협력은 국내 이동통신사와 해외 장비 공급사가 협력하는 최초의 사례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