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과 이사장간 갈등으로 잡음을 빚었던 숙명여대가 오는 9일 차기 총장을 최종 선임한다. 한영실 총장(사진)의 연임은 사실상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숙명여대는 지난달 25일 교수 투표를 거쳐 이사회에 올릴 최종 후보 2인에 황선혜 영문학부 교수(1순위)와 한영실 총장(2순위)을 뽑았다. 별다른 결격 사유가 없는 한 1순위 후보자를 총장에 선임하는 숙명여대의 관례상 황 교수가 차기 총장에 선임될 가능성이 높다.

한 총장은 1순위 후보자로 선출됐더라도 총장 선임 권한을 가진 이사회와 사사건건 대립했기 때문에 연임을 장담하기 힘들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교수 투표 결과마저 2순위에 그쳐 ‘교수들의 지지’ 를 등에 업고 연임을 주장하기도 어려워진 것이다.

한 총장도 이런 분위기를 감지하고 투표 직후 1순위 후보자로 선출된 황 교수에게 덕담을 건네며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다음날인 7월26일 서울 서부지방법원에 학교법인 숙명학원 이용태 이사장 등을 상대로 낸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도 취하했다.

이에 대해 숙명여대 관계자는 “한 총장이 더 이상의 갈등 없이 총장직을 정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숙명학원은 9일 이사회를 열어 황 교수와 한 총장 가운데 제18대 총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차기 총장은 9월1일부터 4년간의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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