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에 더욱 기여하는 기업이 돼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문채수 명화공업 회장)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젊은 기업인들이 많이 나오도록 모범을 보이겠습니다.”(정태일 한국OSG 회장)

문 회장(78)과 정 회장(69)은 1일 기업은행이 서울 을지로본점에서 가진 ‘제9회 기업인 명예의 전당’ 헌정식에서 헌정자로 선정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기업인 명예의 전당’은 회사를 키워 경제 발전에 기여한 기업인들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기업은행이 2004년부터 시작한 행사다.

국내 자동차산업 발전의 산증인인 문 회장은 한양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50여년간 자동차 부품 산업에만 매달려왔다. 1968년 명화공업 대표로 취임하면서 품질 혁신에 앞장선 결과 ‘1억달러 수출탑’ ‘대통령 산업포장’ 등을 수상했다.

정 회장은 절삭공구의 국산화 실현과 세계 최고의 품질에 도전한다는 신념 아래 30여년 동안 절삭공구에만 종사해온 기업인이다. 정 회장은 ‘품질 제일주의’를 내세워 ‘금탑산업훈장’ ‘중소기업 기술인재 대전 표창’ 등을 수상했다.

문 회장과 정 회장은 닮은 부분이 많다. 두 회장은 기계 부품의 국산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문 회장은 “대학 졸업 후 당시 폐허에서 일어선 독일의 근로자들과 함께 일하면서 그들의 기술과 열정을 배웠다”며 “전량 수입에만 의존하던 자동차 부품을 ‘내가 만들어보겠다’는 열정으로 시작해 이 자리에 왔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13살에 입사해 낮에는 일을 하고, 밤에는 공부를 했다”며 “부품 국산화를 위해선 무엇보다 실력이 뒷받침돼야 했기에 대학(영남대 기계과)까지 마쳤다”고 했다.

두 회장의 꿈은 2세 경영으로 이어진다. 명화공업은 문 회장의 아들 문성준 사장이, 한국OSG는 정 회장의 아들 정승진 사장이 각각 가업을 잇고 있다. 능력이 된다면 전문경영인보다는 무한책임을 갖는 자식이 잇는 것이 낫다는 게 두 회장의 판단이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