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잡스 사진 안돼" 애플 "소니 언급 말라"
삼성전자는 이날 ‘애플이 모두 변론에서 지난해 10월 사망한 애플의 공동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사진을 보여줘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미국에서 혁신과 창조의 아이콘으로 인식되고 있는 잡스를 이용해 ‘인기 경연’을 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루시 고 판사는 삼성전자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애플은 ‘삼성전자가 모두 발언 때 아이폰이 소니의 디자인을 참고했다는 내용을 언급해서는 안 된다’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고 판사는 재판 전날 애플의 이 요청을 받아들이기로 했지만 삼성전자가 재판 당일 이 부분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자 “포함하려는 내용의 강도 등을 애플 측과 다시 협의하라”며 한발짝 물러났다. 아이폰 디자인이 소니의 디자인을 참고했다는 주장을 ‘모두 변론’에 포함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미국에서는 형사뿐만 아니라 민사도 ‘일반 국민 가운데 뽑힌 배심원’의 평결을 참고하는 배심원제를 적용하고 있다. 배심원 평결은 판사의 판결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배심원과의 첫 대면인 ‘모두 변론’ 내용을 가지고 치열한 신경전을 펼친 이유다.
배심원 10명을 선정하는 작업도 만만치 않았다. 재판부는 배심원 후보 74명 가운데 △애플 삼성전자 구글 모토로라에 근무한 적이 있거나 이들 회사 직원 중 가족 친척이나 친구가 있는지 △삼성이나 애플의 휴대폰이나 태블릿PC를 소유하고 있는지 △삼성 애플과 관련된 책을 읽은 적이 있는지 △삼성이나 애플의 주식을 소유하고 있는지 △최근 경기 침체로 인해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는지 등을 물어봤다.
재판부는 양측 변호인단과의 상의 끝에 최종적으로 배심원 10명을 선정했다. 최종 배심원은 남자 7명, 여자 3명이다. 무직자 가정주부 기계공학자 등이 포함됐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
기사 스크랩
-
공유
-
프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