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전문 중소기업 한일월드 판매왕 원유리 씨
“사람 정성껏 만나고 고객에 감사하는 마음”이 비결
연봉 높아졌으니 어려운 이웃 돕는 후원 더 할 계획

한일월드(회장 이영재, www.hanilworld.co.kr)는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를 전문적으로 생산해 판매하는 중소기업이다. 한일월드는 제품 가격을 낮추기 위해 상대적으로 광고를 적게 하기 때문에 제품 브랜드인 ‘필레오’(PHILEO-사랑이라는 뜻)의 인지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하지만 기술력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대표적인 게 정수기의 실시간 살균 시스템이다.

한일월드는 1992년부터 정수기 기술개발에 집중하면서 물을 마시지 않는 대기시간 동안에도 자동으로 살균기를 가동시켜 물속의 세균번식을 억제하는 UV(자외선)실시간 살균 정수기를 국내 처음으로 개발해 특허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올 6월에는 실시간으로 살균까지 가능한 얼음정수기를 개발, 국내외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다른 회사들에 비해 개발기간이 2-3년정도 단축된 2년 만에 개발을 끝내 관련 업계에서 주목을 받은 제품이기도 하다.

제품이 좋아도 팔리지 않으면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게 중소기업의 현실이다. 한일월드처럼 광고를 적게 하는 중소기업 입장에선 현장 영업사원이 제품판매의 선봉장들이다.

국내 정수기 시장은 렌탈(임대) 서비스로 형성돼 있다. 렌탈 계약을 성사시키고 정기적으로 애프터 서비스를 해주는 영업구조다. 한일월드는 영업사원을 제품 브랜드처럼 필레오라고 부른다. 전국 지점으로 통틀어 700여명의 필레오가 활동하고 있다.

한일월드의 필레오 가운데 이영재 회장이 보물처럼 여기는 필레오가 있다. 바로 경기도 일산지국에서 일하는 원유리(36) 필레오다. 지난해 12월 입사이후 경이적인 영업실적으로 기록하며 연봉 1억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원유리 씨를 만나 영업비결을 물었더니 의외로 평범했다. 사람을 정성껏 만나고 고객에 감사할 줄 알면 영업실적은 저절로 올라가기 마련이라는 취지로 비결을 설명했다. 그의 말을 들어보자.

-입사한지 얼마되지 않은데 실적이 뛰어나다. (그는 입사 첫 달에 월평균 계약건수의 5배를 기록했으며 이후 10배의 실적을 올리고 있다)
“사실 약 7년 전에 웅진에서 정수기 영업을 시작했다. 현장 영업경험은 1년이고 나머지 기간은 영업관리직에서 일했다. 웅진에서 알고 지내던 고객과는 꾸준히 관계를 이어오면서 영업활동을 하고 있고 신규 고객은 발로 뛰면서 확보해나고 있다”

-발로 뛴다고 계약이 당장 이뤄질 것 같지는 않은데...
“지난 7년간 고객명단 등을 적어 놓은 수첩이 10권쯤 된다. 그 고객들에게 경조사 마다 휴대폰으로 문자를 보내고 조그만 선물을 정성껏 전달하기도 한다. 심지어 전 직장의 고객들이 애프터서비스를 요청해오기도 하는데 전 직장의 현장기사에게 연락해 해결해주기도 한다. 고객과 관계의 끈을 놓지 않는 게 계약성사라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는 생각이다”

-잠재 고객을 만나면 어떤 얘기를 주로 하나.
“우리 회사 제품의 장점을 집중적으로 설명한다. 정수기 통이 스테인리스여서 물이 시원하다는 점, 살균효과가 뛰어나고 정수탱크가 작아 물이 고여 있는 시간이 적다는 점, 제품이 뛰어나면서도 렌탈비용이 싸다는 점을 강조한다. 제가 제품비교를 설명하는데는 좀 재주가 있는 거 같다”

-현장 영업을 하면서 어려운 점은.
“문전박대를 당할 때는 참 당혹스럽다. 같은 말이라도 웃으면서 해주면 좋겠다. 또 점포를 방문했을 때는 나도 그 점포의 고객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주셨으면 한다”

-연봉이 높아졌으니 씀씀이도 늘었겠다.
“큰 차이를 모르겠다. 다만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후원비용은 늘어난 것 같다. 지난 6월 우수영업사원으로 선발돼 캄보디아로 단체여행을 갔을 때 현지 고아원에 후원금을 냈다. 어려운 이웃에 온정의 손길을 마다하지 않는 저희 아버지 영향을 받은 것 같다. 뜻이 맞는 곳이라면 앞으로도 적극 후원할 생각이다”

김호영 한경중소기업연구소 부소장 en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