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SK카드가 출시 2개월 만에 가입 건수 30만장을 넘었습니다. 하나금융그룹과 SK그룹의 시너지가 얼마나 강력한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지요. 주주사들의 역량을 십분 활용해 클럽SK카드를 올해 안에 밀리언셀러 반열에 올려놓을 겁니다. 제2, 제3의 히트작도 계속 내놓겠습니다.”

지난 3월 취임한 정해붕 하나SK카드 사장(사진)은 첫 작품인 클럽SK카드 안착에 무척 고무된 모습이었다. 정 사장은 30일 한국경제신문과 가진 첫 언론 인터뷰에서 “주유비와 통신비를 아껴주고 여기에 은행 서비스까지 충실히 제공한 클럽SK카드의 선풍적인 인기는 하나SK카드의 나아가야 할 방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며 “앞으로도 캡티브 마켓(captive market·계열사 간 내부 시장)을 최대한 이용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하나SK카드는 하나금융지주와 SK텔레콤이 각각 51%와 49%의 지분을 갖고 있다.

정 사장의 목표는 ‘2015년 글로벌 톱50’으로 도약하려는 하나금융그룹에 걸맞은 자회사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정 사장은 “금융과 통신의 결합을 통해 강력한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데다 외환카드 합병도 앞두고 있어 하나SK카드의 성장 가능성은 어느 회사보다 크다”며 “외환카드는 아직 합병도 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가맹점을 함께 활용하며 상당한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하나SK카드는 설립된 지 3년도 되지 않아 가맹점을 40만곳밖에 확보하지 못했지만 외환카드는 220만곳을 갖고 있기 때문에 마케팅 차원에서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정 사장은 하나SK카드가 현재 6위를 달리고 있지만 2015년에는 KB국민카드 삼성카드 현대카드 등과 함께 2위권 경쟁을 벌일 수 있을 것으로 조심스레 내다봤다.

그는 그러나 당장의 이익에 집착하기보다 장기적인 성장기반 확보에 더 큰 비중을 두겠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올 1분기 100억원대 이익을 보다가 2분기에는 107억원 손실을 기록했지만 이는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기보다 충당금을 많이 쌓았기 때문”이라며 “주주사의 허락을 받고 어려운 시기를 준비하려는 차원에서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하나SK카드는 카드사에 대한 자본 대비 자산의 비율(레버리지) 규제가 6배로 강화되면서 어려움에 처했다. SK텔레콤으로부터 휴대전화를 할부로 구입할 때 발생하는 채권이 하나SK카드 자산으로 잡혀 레버리지가 14.7배에 이른 탓이다. 정 사장은 “최근 1조원의 매출채권을 해소하는 등 자산을 줄이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진행 중”이라며 “필요하면 증자도 하겠지만 3년 안에 레버리지를 조정하면 되기 때문에 시간을 갖고 대응하겠다”고 설명했다.

정 사장은 작년 7월 발생한 고객정보 유출 사건에 대해 거듭 사과했다. 그는 “다시 한 번 불미스런 일이 벌어지면 끝장이라고 생각한다”며 “직원들의 인식 개선과 시스템 업그레이드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