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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준의 한국정치 미국정치] 미국 '총기규제법' 만들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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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또다시 대형 총기사고가 발생했다. 배트맨 옷차림을 한 제임스 홈즈라는 24세 백인이 극장 관객들에게 총기를 난사해 수십명이 희생됐다. 사건이 발생한 극장은 1999년 대형 총기사건이 발생했던 컬럼바인고교에서 30분 거리에 있다.

    언론은 총기를 쉽게 소지할 수 있도록 한 콜로라도주의 총기소유법을 문제삼고 있다. 콜로라도주는 누구나 총을 차 안에 갖고 다닐 수 있으며, 심지어 대학캠퍼스 안에서도 허가증만 있으면 총을 휴대할 수 있다. 총기소유허가증도 쉽게 발급되기 때문에 이런 참사를 예방하는 방법은 일반인의 총기 소유를 완전히 불법화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총기 소유는 미 헌법 개정안 2항이 보장하고 있는 미국인의 10개 기본권 중 두 번째로 명시된 권리다. 미국 독립전쟁 당시 조지 워싱턴 휘하에 모여든 병사들은 모두 자원병으로, 군복도 없이 자신의 총을 들고 나온 오합지졸이었다. 자원병들이 들고 나온 총기가 미국 독립에 커다란 공헌을 한 셈이다. 미국인에게 총은 개척 당시 인디언들로부터 가족을 지키고 사냥을 하는 데 필수품이었다.

    1981년 3월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한 청년이 쏜 총에 맞았다. 한 발은 레이건 대통령을 맞혔지만 치명상은 아니었고 다른 한 발은 마침 그 옆에 서 있던 제임스 브래디 백악관 대변인의 이마를 맞혔다. 브래디는 기적적으로 생명은 건졌으나 반신불수가 됐다. 브래디의 부인은 남편을 휠체어에 태워 미 전역을 다니며 총기 휴대 금지 운동을 벌였다.

    이것이 브래디의 총기휴대금지법(Hand Gun Control Act)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대부분 이 법안에 찬성했지만 공화당은 국민에게 부여된 신성한 헌법상의 권리를 헌법 개정 절차를 거치지 않은 총기법으로 규제하는 데 강하게 반대했다.

    브래디 법안은 다수당인 민주당의 노력으로 통과됐다. 법안은 18세 미만에게는 총기 소지를 허용하지 않고 총을 구매하려면 엄격한 신원조사를 하는 것이 핵심이다. 법이 통과된 지 1년 후 200만명의 고위험 인물에 대해 총기 구입이 거부됐다고 한다.

    하지만 이번 콜로라도 사건으로 총기 규제법이 무색하게 됐다. 여론이 들끓고 있지만 공화당의 미트 롬니 대선 후보나 버락 오바마 대통령 모두 총기 소지를 더 강력히 규제하자는 말은 없다. 결국 공화당이 졌지만 이긴 것이 되고 말았다. 최근에 총기 판매량이 급속히 증가했다. 아마도 총기규제법이 나오면 총기 구매가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김창준 < 전 미국 연방하원의원·한국경제신문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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