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합동연설회..박근혜 "동료 비난 말아야" 김문수 "정수장학회 정리해야"

새누리당 대선 경선 후보들은 27일 오후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부산ㆍ울산지역 합동연설회에서 `야권연대 및 안풍(安風ㆍ안철수 바람) 잠재우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새누리당의 텃밭으로 여겨온 부산ㆍ울산에서 야권의 추격세가 만만치 않음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4ㆍ11 총선 당시 부산에서의 민주통합당ㆍ통합진보당의 지지율은 40%를 넘었다.

지지율 상승세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부산 출신이고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은 부산 사상에서 새누리당 후보를 눌렀다.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분열과 갈등을 선동하고 약속을 밥 먹듯 뒤집는 세력, 불안하기 짝이 없는 야권연대 세력에게 어떻게 미래를 맡길 수 있겠느냐"며 "새누리당이 반드시 이겨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호 의원은 "안 원장이 `수영장에서 수영할 줄 알면 바다에서도 수영할 줄 안다'고 했는데 세상 물정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며 "안철수가 양식장에서 자란 횟감이라면 김태호는 거친 바다에서 싸워 이긴 자연산 활어 횟감"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김문수 지사는 "대한민국을 밑바닥부터 전복시키려 하는 종북세력과 주사파에 확실히 대응할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 데 이어 안철수 원장을 `무면허ㆍ무자격ㆍ무경험 운전사'라고 깎아내렸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박 전 위원장과 비박 주자들의 공방은 계속됐다.

김문수 지사는 "과거 이회창 대세론보다 더 허약한 것이 박근혜 대세론"이라고 꼬집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청중들은 고성을 지르며 반발했다.

나아가 "박근혜 후보는 정수장학회 문제를 깨끗이 정리하지 않고는 어렵다"며 공세를 이어갔다.

김태호 의원은 "4ㆍ11 총선 때 박근혜 후보가 부산에 5번 왔는 데도 40% 가까운 표가 깨졌다"며 "새누리당은 이미 대통령이 된 것처럼 행세, 사당화됐고 눈치 주는 사람과 눈치 보는 사람만 생겼다"고 비판했다.

박 전 위원장의 `협공'이 거세지고 있음을 의식한 듯 "올림픽과 선거가 다르지 않다"며 "팀이 어려울 때 피하거나 동료를 비난하지 않고 서로 격려하며 힘이 돼야 승리할 수 있다"며 방어막을 쳤다.

이와 함께 경선 주자들은 `부산 해양수도', `신공항 건설' 등의 공약을 경쟁적으로 제시하며 부산ㆍ울산 민심잡기에 열중했다.

`우리가 남이가'를 선창하며 연설에 나선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은 "신공항이 들어오면 부산에 들어와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밝혔다.

박 전 위원장은 "억수로 반갑습니다"고 인사한 뒤 "부산을 동북아의 해양수도로 확실하게 키우겠다"며 해양수산행정 총괄기구 설립, 부산의 영상문화산업 메카화, 울산 동북아오일허브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안상수 전 인천시장은 "부산 가덕도에 국제공항을 건설, 울산과 함께 세계적 물류도시로 만들고 부산ㆍ울산이 동북아에서 가장 강한 해양수산도시가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단상에 오른 김문수 지사는 "부산을 특별시로 승격시키고 해양 관련 공공기관을 부산에 두겠다"며 "울산ㆍ부산ㆍ차원을 연결하는 광역급행철도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김태호 의원은 "평소 친이ㆍ친박 싸움만 하다가 선거 때가 되니까 공짜로 퍼주겠다고 하는데 이는 50년 전 고무줄 민주주의가 살아나는 것"이라며 공약 경쟁을 비판했다.

대신 그는 `부산갈매기'의 일부 대목을 부르는 것으로 부산 민심을 파고들었다.

(서울ㆍ부산연합뉴스) 김범현 정아란 기자 kbeomh@yna.co.krair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