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 “학생 등록금으로 돈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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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이사 체제 18년만에 지난달 가까스로 이사장을 선출한 학교법인 영광학원 산하 대구대학교가 정이사 체제 전환을 축하한다는 명목으로 교직원들에게 최소 10억원 이상의 특별보너스를 지급하는 등 ‘돈 잔치’를 벌인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18일 한국비정규교수노조 대구대분회 등에 따르면 대구대는 지난달 이사장 선출과 동시에 열린 이사회의 승인을 거쳐 900여명의 교직원 가운데 전임교원과 정규직원, 계약직 등에 대해서는 봉급의 30%를, 외국인 교원과 산학협력교원, 초빙교원 등에 대해서는 연봉의 1.5%를, 조교와 계약직 인턴들에게는 정액으로 20만원씩의 특별 보너스를 지급했다.
또한, 2만1000여명에 이르는 학부생 또는 대학원생들에게는 1인당 2만5000~3만원 상당의 선물을 지급키로 결정하고 2학기 개강 직후 배포키로 했다.
하지만 이번 특별보너스 지급 방안은 이사장 선출을 둘러싸고 종전재단 추천 이사들과 현 대학 구성원 추천 이사들간 갈등으로 파행을 거듭하다 종전재단 추천 이사 3명 전원이 불참한 가운데 열린 이사회에서 나온 결정이어서 논란이 될 전망이다.
실제로 종전재단 추천이사 3명은 지난해 말 이사장 선출과 관련한 대구대 교수회측의 질의에 “이사 전원이 집합하고 전원이 이사회 개최를 요구한 때에 한해 이사회를 개최할 수 있다”는 교과부의 회신 내용을 근거로 전체 이사가 모두 참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진 이번 이사장 선출은 원천무효라며 현재까지 이사회 참석을 거부하고 있다.
특히, 대학측은 학생들에게도 선물을 지급키로 했지만 등록금 의존도가 높은 대학의 재정 여건을 감안할 때 학생들이 받게 될 선물은 대학의 ‘생색내기’에 불과한 것으로 지적이 높다.
대구대분회는 성명서를 내고 “홍덕률 총장의 행위는 MB가 대통령이 돼 자신의 당선에 도움을 준 사람들의 노고를 위로한답시고 국민들의 세금으로 삽질하는 짓이나 잘 나가는 국영기업을 자신의 주위 사람들에게 팔아 돈을 뿌리는 짓과 다를 바 없다”고 밝혔다.
대구대분회 관계자는 “대구대 수입은 학생들의 등록금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덕률 총장과 신임 이사장, 이사회는 특별상여금 지급을 학생들의 어떠한 동의도 없이 결정했다”면서“비민주적이고 독단적인 태도는 구재단과 뭐가 다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와함께 대학측은 이날 열린 이사회에서 임금 동결을 선언한 지역의 여타 4년제 대학들과는 달리 2012년도 교직원 임금을 총액 기준으로 3.5% 일괄 인상했다.
이로 인해 지역 4년제 대학들이 올해 등록금을 2.5~5.0%까지 내리면서 교직원 임금을 동결한 점을 감안할 때 등록금을 3% 인하한 대구대는 추가로 등록금을 인하할 여력이 충분히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등록금 인하는 최소화하고 결국 직원 특별보너스를 지급한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대구대분회측은 “홍 총장은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자신의 주변사람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한 것과 같다”면“만약 특별상여금이라는 명목으로 지급된 돈이 학생들의 등록금, 학교의 돈이 아니라면, ‘학생들의 돈으로 생색내기를 했다’, ‘학생들의 돈으로 자기 주머니를 채웠다’는 비난을 듣지 않으려면 홍 총장은 특별상여금의 출처와 의사결정 과정을 명확히 밝혀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대구대 한 보직교수는 “최근 3년간 교직원 임금이 동결되면서 적립됐던 인건비를 정이사 체제 전환을 계기로 지급키로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경산=김덕용 기자 kim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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