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미국 경제지표가 호전된 데다 마리오 드라기 ECB(유럽중앙은행) 총재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사수' 발언이 강력한 호재로 작용했다.

2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11.88포인트(1.67%) 오른 1만2887.9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2.13포인트(1.65%) 뛴 1360.02를, 나스닥 종합지수는 39.01포인트(1.37%) 상승한 2893.25를 각각 나타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영국 런던에서 열린 글로벌투자콘퍼런스에서 "ECB는 위임받은 권한 안에서 유로를 지키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할 준비가 돼 있다"며 국채 매입 재개를 시사한 것이 대형 호재가 됐다.

드라기 총재의 이런 발언은 스페인 경제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면서 ECB에 대한 시장 개입 요구가 커지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따라서 시장에서는 ECB가 유로존 금융 시장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금리 인하와 함께 장기대출 프로그램 재가동 등 강력한 조치를 내놓겠다는 의지를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ECB는 내달 2일 금융통화정책 회의를 앞두고 있다.

드라기 총재는 또 지나치게 높은 국채 금리가 통화정책의 실효성을 저해한다면서 국채 금리를 관리하는 것도 ECB의 임무에 속한다고 밝혔다.

이 발언이 나온 뒤 최근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던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 금리가 크게 떨어졌다. 10년 만기 스페인 국채 금리의 경우 지난 6월 19일 이래 처음으로 7% 아래로 내려왔다.

또 미국의 지난주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전주 대비 3만5000건 줄어 4년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한데 이어 미국의 6월 내구재 주문이 전월 대비 1.6% 늘어 두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는 등 경제지표 호조 소식도 투자심리를 강하게 자극했다.

분기 이익이 시장 예상을 뛰어넘은 3M이 2.05% 올랐고, 역시 저조한 실적을 공개했던 유나이티드 테크놀러지도 0.41% 올랐다. 시장 예상에 못미친 실적을 내놓고도 엑슨모빌은 강세장 덕에 1.50% 상승했다.

스프린트 넥스텔도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20% 가까이 강세를 보였고, 장 마감 이후 실적을 내놓을 예정인 세계 최대 온라인 소매업체 아마존닷컴과 스타벅스는 각각 1%, 3%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만 애플은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하향 조정으로 강세장에서 소외되며 약보합권에 머물렀다. 페이스북도 또 실적부진 우려로 8.5%나 급락했다.

실제 장 마감 후 발표된 페이스북과 아마존닷컴의 실적은 실망스러웠다. 페이스북은 올해 2분기에 1억5700만달러(주당 8센트)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작년 동기에는 2억4000만달러(주당 11센트)의 순익을 냈다.

아마존닷컴은 올해 2분기 순익이 700만달러(주당 1센트)를 기록, 전년 동기 1억9100만달러(주당 41센트) 대비 96%나 줄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28억3000만달러로 작년 동기에 비해 29% 늘어났다.

국제유가는 드라기 총재 발언에 힘입어 사흘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 종가보다 42센트(0.5%) 오른 배럴당 89.39달러에서 거래를 마감했다.

한경닷컴 증권금융팀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