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소셜게임 업체인 미국 징가가 3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실적 전망도 낮춰잡았다. 그러자 25일(현지시간) 주가가 40% 폭락했다. 징가는 실리콘밸리의 대표적 성공 기업으로 최근 수년간 소셜게임 붐을 주도했다. 작년 말 기업가치 100억달러 평가를 받으며 나스닥에 상장됐다.

징가의 2분기 매출은 3억3200만달러, 손익은 2280만달러 적자(주당 3센트)였다. 투자자들은 3분기 연속 적자란 점도 문제로 꼽지만 실적 전망을 낮춘 점을 더 우려했다. 징가는 올해 흑자 규모는 주당 23~29센트에서 주당 4~9센트로, 가상재화 매출(수수료 공제 전) 목표는 14억3000만~15억달러에서 11억5000만~12억3000만달러로 낮췄다.

징가는 페이스북이 게임 플랫폼 방침을 변경, 이용자들이 새 게임을 찾기 쉽게 바꾼 바람에 자사 게임 이용자들이 오래 머물지 않고 다시 찾아오는 비율도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은 ‘징가의 비즈니스(소셜게임)가 지속 가능한지 확신할 수 없게 됐다’고 썼고 한 애널리스트는 “소셜게임이 한때의 유행이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징가의 문제는 페이스북과의 관계에서 비롯됐다. 징가는 페이스북에 소셜게임을 올려 대박을 터뜨렸으나 2년 전 결제방식을 놓고 페이스북과 대립했고 이후 자체 플랫폼(징가닷컴)을 구축하는 등 ‘플랫폼 독립’을 추진해 페이스북 눈밖에 났다. 페이스북이 다양한 게임이 상위에 오를 수 있게 방침을 바꾼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징가는 “모바일에서 일일적극사용자(DAU)가 3300만명에 달했고 최대 모바일 게임 네트워크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핑커스도 “모바일에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는 ‘플랫폼 독립’이 어정쩡한 상태이고 매출의 페이스북 의존도가 90% 이상이어서 난관 탈출이 쉽지 않다.

소셜게임이 한때의 유행이라고 단정할 근거는 부족하다. 그러나 열기가 예전 같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소셜베이커스 통계에 따르면 징가의 팜빌이나 시티빌은 전성기 때 월간적극사용자(MAU)가 8000만명을 넘었으나 지금은 1위 텍사스홀덤포커도 3500만명에 불과하다. 가상재화 매출도 최근 1년 동안 10%가량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김광현 IT전문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