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위기로 글로벌 금융회사들의 체력이 저하된 현재 상황이 오히려 기회입니다. 적극적인 해외 시장 개척으로 글로벌 금융 시장의 난국을 헤쳐 나가겠습니다"

김기범 KDB대우증권 사장(사진)은 25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지금 시장은 60여개의 증권사들이 과당 경쟁을 하고 있어 수익성이 날로 떨어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해외 시장 진출이 필수적"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해외 지역에 따른 차별화된 전략을 제시하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우선은 아시아권 금융 허브인 홍콩을 국제 금융의 본거지로 삼아 해외 진출에 속도감을 불어넣겠다는 것.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이머징 마켓에서는 전통적인 비즈니스(기업금융·트레이딩·브로커리지)를 확대해 나가는 반면 유럽·미국 등 선진시장에서는 이번 금융위기로 NPL(무수익여신), 크로스보더 인수합병(M&A) 등의 투자기회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직접투자(PI)·사모펀드(PE) 사업 등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지난해 4조원 규모의 자본 확충을 통해 마련된 자금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현재 4% 수준의 해외 수익 비중을 2015년까지 10% 수준으로 끌어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KDB산업은행은 신용도, PF(프로젝트파이낸싱), M&A 등의 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다"면서 "해외 시장에 함께 진출해 PI·PE 투자 및 은행을 통한 대출 등을 주선하고 금융 계열사 상품을 해외에서 판매하는 등 이종 시장 간의 교차 판매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외 현지 금융회사들과의 합작 법인 설립 등 적극적인 제휴에도 나설 계획이다.

김 사장은 "실익이 없는 형식적인 양해각서(MOU)가 아닌 실제 성과를 낼 수 있는 전략적 제휴를 추진할 것"이라며 "중국과 몽골 등에 현지 금융사와 합작해 증권사를 설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수익성이 저하되고 있는 WM(자산관리)사업 부문의 회복을 위해서도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시장이 어려울수록 단순화된 상품 라인업이 필요하다"며 "현재는 공모 펀드수가 4000여개에 이를 정도로 상품의 종류가 많아 투자자의 선택이 어렵기 때문에 상품 라인업을 단순화하고, 핵심 상품군을 선별적으로 권유해 투자자들의 수익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