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거래대금 급감과 투자심리 위축으로 증권주(株)들이 줄줄이 신저가를 경신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분기 어닝쇼크가 예상되는 가운데 증시 전문가들은 옥석 가리기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24일 오후 1시38분 현재 코스피 증권업종 지수는 0.55% 떨어지며 사흘째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개별 증권종목들도 일제히 하락 중이다. 유진투자증권(-1.74%), 한화증권(-1.05%), 대신증권(-0.62%), 동부증권(-0.44%), 동양증권(-0.26%)은 이날 줄줄이 52주만에 최저가를 경신했다.

7월 들어 코스피 증권업종 지수는 5% 이상 하락하며 코스피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증시 시황에 민감한 증권주들이 시장보다 더 빠진 것이다.

최근 코스피 거래대금이 3~4조원대에 불과한 것도 증권주에는 악재다. 주식 거래 자체가 급감하면서 증권사들의 주식 매매 수수료 수익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특히 2011회계년도 1분기에는 증권사들이 최근 3년 내 최악의 분기 실적을 기록할 정도로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나타난 광범위한 규제와 더불어 수수료율 하락과 업황 악화가 지속되면서 증권사들의 수익성이 전반적으로 둔화되고 있다"며 "최근 거래대금 급감으로 2011회계년도 1분기에는 증권사들의 어닝쇼ʼn�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효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도 "부진한 실적은 불안정한 증시 상황이 지속됨에 따라 시장 거래대금, 신용융자 및 고객 WM(자산관리) 잔고가 정체되며 전반적인 영업수익이 감소했다"고 풀이했다.

주식시장 환경 악화 등에 따라 상품운용부문 손실이 발생한 것도 수익성 악화의 원인이 됐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대우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미래에셋증권, 대신증권, 동양증권, 키움증권 등 7개 증권사의 2011회계년도 1분기 당기순이익 합계는 926억원으로 전분기대비 39.5%나 줄어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시장 추정치를 57.9%나 밑돈 수치라는 설명이다.

다만 최근 증권주들이 신저가를 기록할 만큼 많이 하락해 있어 이 같은 리스크는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는 의견이 많다. 증시 전문가들은 증권사들이 빠른 실적 회복을 보이기는 당분간 어려워보이지만, 주가는 바닥권 수준에 와 있어 저가매수를 할 만한 매력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박은준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당분간 부정적 실적 흐름 불가피하지만 이익, 밸류에이션, 수급, 투자심리 등 측면에서 모두 바닥권이라는 사실이 더 중요하다"며 "지나친 비관론에 빠지기보다는 저가매수 기회를 노리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라고 조언했다.

악화된 영업환경 아래에서 증권사들의 옥석 가리기가 시작된 만큼 종목은 선별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전문가들이 꼽은 유망 증권주는 삼성증권과 키움증권, 한국금융지주 등이다.

장효선 애널리스트는 "향후 시장 반등시에 따른 수혜는 업종 전반이 아닌 일부 증권사에 국한될 가능성이 높다"며 "향후 브로커리지 수수료 증대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성장에 따른 추가 성장이 기대되는 키움증권과 오프라인 부문 및 뱅키스 등 저가형 온라인 채널 모두에서 강점을 지닌 한국금융지주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손미지 애널리스트도 WM(자산관리) 시장 경쟁력을 가진 대형증권사인 삼성증권과 한국금융지주를 추천했고, 브로커리지 모바일 거래 확대의 수혜가 예상되는 키움증권도 유망하다고 꼽았다.

이 밖에 박은준 애널리스트는 우리금융 민영화 반사이익 기대감이 부각될 수 있는 우리투자증권도 관심을 가질 것을 조언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