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오라클은 매출 400억 달러를 넘었다. 향후 1년 간 50억 달러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해 기술 혁신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마크 허드 오라클 사장(사진)은 24일 서울 역삼동 리츠칼튼호텔에서 방한 기자간담회를 갖고 "전 세계 직원 12만 명을 보유한 오라클은 명실상부한 글로벌 IT 기업"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해 인수합병(M&A)에도 60억 달러를 투입했다고 털어놨다.

이날 간담회는 파트너사의 비즈니스 혁신을 위한 오라클의 솔루션 전략을 발표하는 '오라클 데이터센터 최적화 세미나' 일정으로 열렸다. 미국 본사 대표가 방한한 것은 1997년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 이후 15년 만이다. 허드 사장은 오라클 취임 후 한국을 첫 방문했다.

그는 "자체 개발과 M&A를 통해 보유한 다양한 기술을 자세히 설명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 며 "우리가 가진 기술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이번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허드 사장은 "오라클은 사업영역인 서버, 운영체제(OS), 데이터베이스(DB), 미들웨어, 애플리케이션 등 해당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오라클의 핵심 전략인 '엔지니어드 시스템'을 소개했다. 이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기술을 정교하게 결합시킨 솔루션으로 오라클은 최근 7년간 개발과 확산에 주력해왔다.

그는 "기업의 DB를 오라클의 엔지니어드 시스템 중 하나인 '엑사데이터'로 이전할 경우 속도가 100배에서 150배 가량 빨라진다"며 오라클 엔지니어드 시스템만이 지닌 타사 제품과의 차별점으로 △뛰어난 성능 △짧은 구축시간 △관리와 업그레이드의 용이성 △저렴한 비용 △변화 관리 리스크 감소 등을 꼽았다.

그는 "기업들의 예산은 제한적인데 비해 데이터가 매년 급증하고 있다" 며 "효율적인 자원관리를 통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단순화시키고 산업별로 특화된 솔루션을 제공해 기업들이 당면한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한국을 전 세계 60개국 가운데 첫 방문지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허드 사장은 "한국은 통신이나 전자 등 다양한 업종에서 세계 최고의 기업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훌륭한 IT시장" 이라며 "한국은 오라클에서 아주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강조했다.

관심을 모았던 포스코 등 국내 고객사와 관련한 질문에 대해선 "포스코는 중요한 고객사"라는 언급 외에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마크 허드 사장은 컴퓨터 하드웨어에 관한 전문 지식과 임원관리 경험을 바탕으로 2010년 오라클에 합류했다. 현재 오라클의 마케팅과 판매, 컨설팅 등 글로벌 운영에 대한 기업 전략을 총괄하고 있다. 2009년 포브스가 선정한 '업계 최고의 경영인들' 중 한명으로 꼽혔다.

오라클은 1977년 미국 국방부 프로젝트에 관계형 데이터베이스 관리 시스템을 상용화하면서 설립됐다.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주 레드우드 쇼어즈에 본사를 두고 있다. 전세계 2만 개 이상의 파트너사와 38만 개의 고객사를 두고 있다. 포천이 선정한 100대 기업 모두가 오라클의 고객사이다.

2012 회계연도(2011년 6월~2012년 5월)에선 매출 371억 달러(약 40조원)을 기록했다. 오라클은 2009년 4월 컴퓨터 서버업체 썬마이크로시스템스 인수를 통해 기존 사업 영역이었던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하드웨어 인프라까지 통합한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오라클 데이터센터 최적화 세미나'는 한국, 중국, 호주를 시작으로 오는 11월까지 60여 개국에서 150회 이상 열릴 예정이다.

한경닷컴 김소정 기자 sojung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