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지방정부의 재정위기가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 전면 구제금융을 피하기 위해 지방정부의 자치권을 박탈할 수도 있다고 중앙정부가 압박하자 지방정부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주 발렌시아에 이어 스페인 최대 자치정부인 카탈루냐가 조만간 중앙정부에 구제금융을 신청할 가능성이 높다”고 24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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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탈루냐의 지역내총생산(GRDP)은 2000억유로(약 286조원)로 스페인 국내총생산(GDP)의 약 20%를 차지한다. 경제 규모로는 포르투갈과 비슷하다. 스페인 지방정부가 올해 안에 갚아야 하는 부채 357억유로 중 40%에 가까운 134억유로가 카탈루냐의 부채다. 카탈루냐까지 구제금융을 신청한다면 중앙정부로서도 감당하기 힘들어진다는 얘기다.

크리스토발 몬토로 스페인 예산장관은 “긴축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않는 지방정부의 자치권을 중앙정부에 귀속시킬 수도 있다”고 압박하고 있다. 반면 카탈루냐 정부는 “중앙정부의 과도한 간섭이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반박했다.

카탈루냐가 스페인에서 분리독립해야 한다는 여론도 커지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카탈루냐 지역민 중 51%가 독립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2006년보다 3배나 높아진 수치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