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대 총장 후보 선출을 위한 선거가 25일 열린다. 학교 운영권을 둘러싸고 6개월 넘게 숙명학원 이사회와 갈등을 빚고 있는 한영실 숙명여대 총장이 연임에 성공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선거는 숙명여대 전임교수 340명이 총장 후보를 직접 뽑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선거에서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총장 후보 2명이 1·2순위로 재단 이사회에 추천된다. 7명으로 구성된 재단 이사진은 보통 1주일 안에 이사회를 열고 총장을 임명한다. 지금까지 2위를 한 후보가 총장직에 오른 전례는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한 총장이 1위를 하더라도 총장 선임 결정권을 가진 현 이사진이 거부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 총장 측이 지난 7일 서울 서부지방법원에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임원승인 취소처분을 받은 현 이사회가 총장 선출 업무를 맡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며 숙명학원 이용태 이사장과 김광석 이사에 대해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 이유다.

서부지법은 24일 한 총장 측이 제기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다음날로 연기했다. 서부지법 관계자는 “법원의 판단이 총장 선거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숙명여대 관계자는 “법원 측이 판단을 보류한 것은 총장 선거 결과를 보고 판단하겠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법원이 한 총장 측이 낸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다면 숙명여대 18대 총장 선임에는 시간이 다소 걸릴 전망이다. 총장 선임에는 이사 5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현재 한 총장을 제외한 6명의 이사 중에서 2명이 직무정지를 당하면 총장 선임을 위한 정족수에 미달하게 된다. 이 경우 서울행정법원에서 다음달 16일 예정된 이 이사장 등 6명의 이사회 임원에 대한 임원승인 취소처분 결심 공판 이후를 지켜봐야 한다.

총장 선거 결과나 법원의 결정에 따라 양측이 또 다른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어 학내 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