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은 23일 의원총회를 열어 이석기 김재연 의원에 대한 제명에 나섰으나 난항 끝에 제명(출당)안 처리를 26일로 연기했다. 지난달 6일 서울시 당기위원회가 두 의원의 제명을 결정한 후 47일이 지났지만 최종 단계인 의원총회에서 제동이 걸린 것이다.

진보당은 이날 국회에서 의총을 열어 두 의원에 대한 제명안을 표결에 부치려 했으나 옛 당권파 측과 김제남 의원의 반대에 부딪혔다. 의총은 오전에만 세 차례 정회되는 등 극심한 진통을 겪으며 저녁까지 이어졌으나 끝내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26일 의총을 다시 열어 제명안을 처리키로 했다. 이로써 의총 전 제명 처리를 공언해온 심상정 원내대표를 비롯한 신주류 측의 리더십은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됐다.

의총에는 심상정 노회찬 강동원 박원석 서기호 의원 등 신당권파 측 의원들과 중립성향의 정진후 김제남 의원 등 7명이 참석해 무리 없이 표결 처리할 것으로 예상됐다. 두 의원이 제명되기 위해서는 소속 의원 13명 중 7명이 찬성해야 한다.

그러나 애초 불참을 예고한 옛 당권파 측의 이상규 의원이 의총 중간에 참석해 25일 예정된 중앙위원회 이후 소속 의원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제명안을 처리할 것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 옛 당권파 측이 중앙위원회에서 비례대표 총사퇴안이나 비례대표 경선을 부정·부실로 판단한 제1·2차 진상조사보고서를 폐기시키기 위한 노림수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김제남 의원이 이상규 의원의 입장에 동조하자 신당권파 측은 설득작업을 벌였으나 결국 실패하고 표결 처리에 들어가지 못했다. 이날 의총은 마지막으로 이·김 의원의 자진사퇴를 권고하고 끝났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