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22일 경쟁업체로 잇따라 이직하면서 회사 영업비밀을 유출한 혐의로 한국 모토로라 전 직원 김모씨(38)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모토로라 영업직원으로 일하던 지난해 4월 경쟁업체 HTC로 이직하면서 스마트폰 출시 시기와 가격, 판매 전략 등 영업비밀을 빼돌려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모토로라에 있을 당시 동료였던 윤모씨(32)로부터 대리점 1000여곳의 정보와 직원 1만8000여명의 개인정보도 건네받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김씨는 이어 지난해 8월 HTC에서 애플코리아로 이직하면서 모토로라와 HTC 두 회사의 영업비밀을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마케팅 전략 등 영업비밀이 경쟁업체에 유출돼 1000억원 상당의 피해를 봤다는 모토로라 측의 수사 의뢰를 받고 지난해 10월 애플과 HTC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김씨의 범행을 밝혀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HTC에서 애플로 이직하면서 광고 소요 예산, 판매 목표량, 마케팅 전략 등 영업비밀을 빼낸 HTC 전 이사 백모씨(40)를 추가로 적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개인 차원의 범행으로 보인다”면서 “경쟁업체들이 가담한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