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세 금융감독원장(사진)은 20일 “증권사 신용융자 총량 규제 등 증시 상황이 좋을 때 만들었던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권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투자회사 최고경영자(CEO)들과의 조찬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신용융자란 증권사가 고객에게서 일정한 증거금을 받고 주식 매매 대금을 빌려주는 것을 말한다. 금감원은 각 증권사의 신용융자 규모를 지난 2월 말 수준을 넘지 못하게 하는 총량 규제를 4월 도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용융자 총량 규제 문제뿐만 아니라 업계에서 건의한 콜차입 규제 완화 등도 금융위원회와 협의를 거쳐 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증권사 자산운용사 선물회사 등 25개 금융투자회사 CEO와 박종수 금융투자협회장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CEO들은 파생상품 거래세 부과 재검토, 연금형 금융투자 상품에 대한 세제 혜택 등을 검토해줄 것을 요청했다. 권 원장은 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 의견을 관련 정부 부처와 정치권에 강력하게 전달하겠다”고 답변했다.

권 원장은 일부 금융회사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양도성 예금증서(CD) 금리 담합 사실을 ‘리니언시(자진신고를 대가로 과징금을 감면받는 것)’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은행과 증권사 모두 (리니언시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공정위에서도 확인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일부 CEO는 공정위의 CD 금리 담합 조사에 불만을 나타냈다. 한 증권사 CEO는 “증권업 특성을 감안하지 않고 제조업에 들이대던 잣대로 CD 금리 문제를 조사하면 증권사 고유의 시장 조성 기능이 위축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증권사 CEO도 “자본시장과 관련한 이슈는 금융감독 당국 쪽에서 해결해야 하는데, 왜 자꾸 공정위 감사원 같은 금융권 밖의 기관들이 문제를 제기하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